고구려 6
소수림왕:한의 바다
이제 고구부가 전면에 나섭니다. 소수림왕. 광개토대왕도 소수림왕이 토대를 만들지 못했다면 그 업적이 절대 존재할 수 없었다는 인물과 이 고구려가 되살아나는 과정이 그려집니다.
막후세력
“그들이 내가 유학을 어찌 생각하는지 알고 싶었던 모양이구나. 굳이 이리 묻지 않아도 곧 알게 될 터인데.”
“그, 그런 것이 아니오라 다만 소신의.”
“질문한 자에게 가져다 주거라.”
구부는 백동의 손에 들린 복조리를 흘낏 바라보고는 등을 돌렸다. 백동은 할 말을 잊은 채 돌처럼 굳어만 있었고 주위 학자들은 무슨 일인지 알 수 없어 고개만 갸우뚱거릴 뿐이었다.
복조리나 주어라
6권부터는 나라와 나라가 대적하는 것에서 막후 세력이 주목됩니다. 그들로 인해 각 나라가 움직인다는 전제는 꽤 흥미로운 전개이긴 합니다. 다만, 납득할만한 타당한 이유가 필요하기 마련입니다.
대(對) 유학
“아니, 내가 지우고자 하는 것은 역사가 아니오. 한(漢)의 유학(儒學). 마치 말의 눈가리개 같은 그것을 벗겨내는 것이지.”
제왕과 공자
유학자들. 그리고 그들을 대적하는 소수림왕. 작가 김진명님은 고구부를 천재로 묘사하고 국가간 벌어지는 전쟁과 외교를 넘어서는 사상을 두고 다투는 그림을 그립니다. 아마도 소수림왕이 가진 중요성을 더 큰 배경에 올려놓아 더 크게 보이고 싶었던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왕위
“고작 외교였습니다. 폐하께서는 부여구와 모종의 밀약을 하고자 아군 전부를, 온 고구려 명가의 아들을 인질로 던진 것이었습니다. 온 고구려의 누구와도 합의하지 않은, 오로지 폐하 혼자만의 밀약을 위해 그 모두를 죽음의 구렁텅이에 밀어 넣은 것이었사옵니다.”
왕위에 어울리지 않는다
아무리 왕이라도 이런 일은 가능하지 않을거라 생각할 겁니다. 이를 위한 작가적 배경 설명은 이미 책에 충분히 되어 있긴 합니다. 한 나라를 살리는 것을 넘어 더 위대한 일을 하려는 구부의 의지와 불만이 이 지점에서 첨예하게 대립합니다.
結
책 전반에 차용된 역사관에는 ‘요서경략설’이 있습니다. 작가는 아무래도 한강이라는 한반도 상징이 아니라 더 큰 요하와 요서를 아우르는 우리 옛 역사를 짚고 싶었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래서 제목도 ‘고구려’이고, 가장 전성기였던 미천왕부터 광개토대왕을 넘어 장수왕까지 가려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다만 소수림왕을 일반적인 인간을 뛰어넘는 천재로 그리다 보니 너무나 연약한 고구려 모습에는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까지 흘러가는게 참 아쉽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