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떻게 시장을 이겼나
월가를 정복한 수학자 퀀트투자의 아버지 에드워드 소프
A Man for All Markets
From Las Vegas to Wall Street, How I Beat the Dealer and the Market
Edward O. Thorp | 2017
영화 ‘21’을 보면 MIT 천재들이 카드카운팅으로 라스베이거스를 정복하는 내용이 나옵니다. 이 카드카운팅을 개발한 사람이 저자 에드워드 소프입니다. 주식이나 도박 등에 수학을 접목하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하는 생각들을 많이 하고, 실제로 방법론이 많이 나와 있습니다. 그 중에 하우스를 이기는 방법을 발명하고 이를 적용한 저자의 회고록이 바로 이 책입니다.
카지노가 결국 이긴다는 믿음을 뒷받침하는 통념이 있다.
블랙잭에서 카지노가 지면
카지노는 규칙을 바꾸거나 게임을 없앨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나는 이미 실험을 통해 룰렛을 예측할 수 있다고 자신했고
따라서 블랙잭에 관한 이런 주장을 흔쾌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
나는 플레이어가 체계적으로
카지노를 이기는 것이 가능한지 여부를 직접 확인해보기로 했다.
Chapter 4 라스베이거스
통계학은 수학 분야에서도 가장 최근에 생긴 분야입니다. 수학이라는 분야에서 결이 꽤 다른 면이 있기 때문이라 수학자들도 늦게 연구를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통계학을 통해 도박을 정복하는 방법을 찾아냅니다. 책 전반에 걸쳐 공식이나 숫자는 보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이 카드카운팅에 대해 알고 싶은 분들은 저자의 이전 저작인 《딜러를 이겨라》 를 참조하면 됩니다. 물론 모든 도박을 다 이길 수 있다고 하지는 않았습니다.
이 부분에서 저자에 대해 놀라운 부분은 책상머리에 머물러 있지 않고, 본인 생각과 이론을 실제로 적용하고 확증했다는 점입니다. 단순히 모여서 해보자가 아니라 실제 도박판에 들어가 본인 이론이 맞다는 걸 확인했다는 것도 놀랍지만, 절대 움직이지 않는 저 같은 게으름뱅이들에게는 교수라는 직업에도 불구하고 이런 행동주의에 경외심을 갖게 됩니다.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갖고 있다는 평을 받는 저자 외모를 봐도 도저히 그럴 것 같지 않았기 때문에 더 이런 생각을 갖게 되는 것 같습니다.
도박은 단순한 형태의 투자다.
도박과 투자의 상당한 유사성은
내게 일부 도박 게임을 이길 수 있는 것처럼
투자에서도 시장 평균을 넘어서는
성과가 가능하다는 것을 시사했다.
둘 다 수학과 통계, 컴퓨터를 이용해 분석이 가능하다.
둘 다 위험과 수익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취하는 자금 관리가 필요하다.
Chapter 11 월스트리트, 지상 최대 카지노
도박을 넘어서 투자로 넘어가는 건 저자가 포부가 크기 때문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도박을 통한 개인적 확신이 이와 비슷하고 판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투자 세계로 인도한 것이라 확신합니다. 여기에서 계량 투자 전략을 기반으로 최초 퀀트 펀드를 설립해 연평균 복리 19.1%라는 수익률을 달성하게 됩니다. 그렇게 저자는 퀀트 투자의 아버지로 불리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본인이 세운 회사가 문을 닫기도 하는 어려움들을 담담히 이야기 합니다.
나는 PER의 역수, 즉 이익을 주가로 나눈 비율인 이익수익률을 보는 편이다.
예를 들어 PER이 20배라면 이익수익률은 20분의 1인 5퍼센트이다.
S&P500 지수에 투자하는 투자자는 지수를 저등급 장기채권처럼 여기고
이 ‘채권’의 이익수익률을 실제 채권의 벤치마크benchmark(기준) 수익률,
즉 장기 국채나 특정 등급 회사채 수익률과 비교할 수 있다.
채권의 기준 수익률 대비 주가지수의 이익수익률이
상대적으로 역사적 고점에 있다면 투자자는 채권 일부를 매도하고 주식을 매수한다.
주식과 비교해 채권 수익률이 높을 때는 주식에서 채권으로 자금을 이동한다.
Chapter 27 자산 배분과 부의 관리
책 전반에는 본인이 가지고 있는 방법에 대해 자세히 나와 있진 않습니다. 큰 방향만 나와 있기 때문에 위 내용처럼 비교적 상세한 방법은 찾기가 어려울 정도 입니다. 후반부에 나온 투자 전반에 대한 이야기는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전략을 추천하고, 여기에 자산 배분을 기본으로 합니다. 물론 그 전에 복리에 대한 강조도 빼먹지 않습니다. 이렇게 보면 결국 기본은 누구나 동일한 것 같습니다. 단지 방법을 찾는 우리가 보물섬을 찾는 지도를 찾는게 문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투자에 대해 잘 모르는 전 저자에 대해 호기심을 갖게 된 것은 카드카운팅 때문이었습니다. 퀀트도 잘 모르고 있었으니 이 분야 대가라는 걸 알도리가 없었습니다. 글을 보면 작가 성격이 나옵니다. 물론 번역가를 거치기 때문에 그대로 전달되긴 어렵겠지만, 참 따뜻하고 차분한 인상을 받습니다. 확신과 자신감으로 가득찬 글들을 보다가 이런 글을 접하니 참 색다른 느낌입니다. 특별히 투자에서 어떤 기법을 얻기보다는 한 분야에 일가를 이룬 분이 어떻게 이 모든 것을 이루게 되었는지 들어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