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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패턴의 비밀

기만적인 온라인 설계는 어떻게 우리의 선택을 조종하는가

다크패턴의 비밀

Deceptive Patterns

Exposing the Tricks Tech Companies Use to Control You
Harry Brignull | 2023


이 책은 디지털 기술에 있어 사용자 경험 설계가 주는 어두운 면을 고발합니다. 저자 해리 브리그널은 2010년 ‘다크패턴’이라는 용어를 만든 분으로 이 주제에 대해 처음 글을 쓰기 위해 조사하면서 여러 곳에서 기만적인 속임수와 기법을 발견했고, 더불어 이에 관해 이야기하는 사람이 없었다는 것을 지적합니다.


이런 상황을 업계에서는 ‘강제 경로(forced path)’ 매장 레이아웃이라고 부른다.
마치 창자처럼 길고 구불구불한 통로를 따라 이어진
매장에 직사각형으로 매대가 배치되어 있고,
여행객은 한쪽 끝으로 들어와서 다른 쪽 끝으로 나가도록 강요받는다.
곡선 형태의 경로는 매장을 운영하는 기업에 유리하게 작용한다.
시야에 매장 디스플레이가 들어오게 만들어두어
그곳을 지나는 여행객은 판매 중인 제품을 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1부 기만적 눈속임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눈물의 여왕’ 이라는 드라마에서 주인공 ‘홍해인’이 기억을 잃고 자신이 소유한 백화점에서 쇼핑을 하다가 피곤하다는 말을 합니다. 동선을 얘기하면서 쇼핑하기 좋은데 피곤하다고 합니다. 누구나 다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당하는 이런 심리적 제약은 온라인 이전에도 있어 왔던 방식입니다. 이제는 너무나 당연해서 익숙한 이 기만은 온라인, 특히 구독 서비스가 만연한 지금 더 우리 생활에 밀착되어 있습니다.


기만적 패턴은 기회주의적이고 실용적인 방식으로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다.
어떤 시도가 성공하면 기업은 이를 중단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며,
성공한 이유가 정확하게 무엇인지 제대로 파악하려 하지 않는다.

3부 다크패턴의 여러 유형
13장 다크패턴의 분류 체계

책 앞 부분에는 다크패턴에 취약한 인간 심리를 이야기 합니다. 그리고 그 요소들을 기반으로 어떤 유형들이 존재하는지 체계적으로 소개합니다. 이 중에는 우리도 이미 익숙한 요소들이 많습니다. 중요한 정보를 숨긴다거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압박하는 것들이 대표적입니다. 여기에 더해 홈쇼핑에서도 많이 나오는 한정 수량이 있습니다. 가장 화가 나는 부분은 아무래도 가입은 수월하지만, 탈퇴는 말도 안되게 어렵게 만드는 방식도 나옵니다.


기만적 패턴은 매우 흔하다.
유럽 의회에서 수행한 2022년 연구 프로젝트에 따르면
검토한 웹사이트와 앱의 97%에서 하나 이상의 기만적 패턴을 적용했다.

4부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나쁘다

이런 기만이 얼마나 적용되어 있을지 수치로 본다면 그냥 전부라고 보는게 맞겠습니다. 이런 패턴이 하나 이상 접목되고 있다고 한다면 우리는 이를 피해갈 방법은 없는 겁니다. 그러니 제목처럼 생각보다 나쁜 상황이라고 봐야 합니다. 여기에 대해 가장 피해가 클 대상이 이 기술에 취약한 사람들이라는 것이 더 큰 문제가 됩니다. 이들을 보호할 방법이 요원해지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이를 벗어날 방법을 꽤 분량을 넣어 제안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만연되어 있는 상황에 법적인 제재를 가한다고 해도 빠져나갈 구멍은 늘 생기기 마련입니다. 더구나 기술 발전을 따라가지 못하는 법으로 제재한다는 것이 많이 부족해 보이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이를 막을 다른 방법이 존재하는가에 대한 답도 없습니다. 해서 이를 설계하는 사람들이 윤리 의식을 갖추기를 바라지만, 이렇게 해결된 사례를 본 적이 없습니다. 결국 우리 스스로 이런 방식들을 미리 알고 자신을 보호할 방법을 찾는 것 외에 현실적인 방법이 있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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