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의 일인자 1
마스터스 오브 로마 1부
The First Man in Rome
Book 1 of 7: Masters of Rome
Colleen McCullough | 1990
저는 읽어보지 않은 『가시나무새』를 쓴 저자입니다. 내용은 몰라도 제목만큼은 저도 알 정도로 유명한 소설입니다. 같은 작가가 쓴 역사 소설 마스터스 오브 로마의 첫 작품입니다. 로마 공화정 말기를 다룬 대작으로 로마사에 대한 방대한 고증과 풍부한 인물 묘사, 그리고 치밀한 정치 및 군사 상황으로 제가 읽은 그 어떤 역사 소설 중에서도 과연 최고로 평하고 싶습니다. 이런 대작을 저자가 타계한 연도에 발간이 되었는지 의문이 들 정도입니다. 무려 25년이나 지나서 번역된 이 책을 소개해 봅니다.
늘 그렇듯 그의 주변에는 아무도 없었다.
바로 그때 마리우스의 눈이
가이우스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눈과 마주쳤다.
카이사르는 마치 마리우스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정확히 안다는 양 그를 향해 미소 짓고 있었다.
첫해 (기원전 110년)
마르쿠스 미누키우스 루푸스와 스푸리우스 포스투미우스 알비누스의 집정기
로마는 누미디아 왕 유구르타와의 전쟁에 돌입하였지만 무능한 귀족 출신 장군들의 지휘 아래 전쟁 상황은 악화된 시기에서 이야기는 시작합니다. 유구르타는 로마 원로원 의원들에게 뇌물을 주며 정치적 혼란을 유도하고 전쟁을 지연시킵니다. 이런 상황에서 평민 출신이지만 유능한 장교 마리우스가 군사적 역량으로 점차 주목받기 시작합니다. 그는 귀족 중심의 정치 구조를 비판하며 민중과 병사들에게 호감을 얻고자 노력합니다. 마리우스는 실용주의와 강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길을 모색하며, 정치적 야망을 품기 시작합니다. 동시에 율리우스 카이사르 가문 역시 가문의 위신 회복을 위해 정계에 다시 진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입니다. 젊은 카이사르는 마리우스에게서 새로운 시대를 열어갈 가능성을 발견하고 점차 가까워집니다. 전장에서는 유구르타의 교활한 전술이 이어지며 로마의 명예는 위태로워집니다. 그러나 마리우스는 이 혼란을 기회로 삼아 정치적 입지를 다지게 됩니다.
이야기 첫해에 등장하는 카이사르는 처음에 루비콘강을 건너는 카이사르와 혼동이 되었습니다. 정확히 그 유명한 카이사르의 할아버지입니다. 즉, 주인공인 마리우스는 카이사르의 고모부가 됩니다. 사실 이런 관계가 큰 의미가 없는 것은 당시 로마 귀족 사회가 서로 가족으로 연결되는 좁은 구조였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내용이 진행되면서 정확히 알지 못하면 혼동이 되는 부분이 많습니다.
율릴라의 목표는 두 가지였다.
하나는 술라로 하여금 그녀를 사랑한다고
인정하게 만드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가족들을 살살 구워삶아
아버지로부터 술라와의 혼인 허락을 받아내는
희박한 가능성을 현실화하는 것이었다.
둘째 해 (기원전 109년)
퀸투스 카이킬리우스 메텔루스와 마르쿠스 유니우스 실라누스의 집정기
귀족 출신 메텔루스가 누미디아 전쟁의 총사령관으로 임명되면서 마리우스는 그의 부관으로 전장에 나섭니다. 전쟁 수행 방식과 정치관의 차이로 두 사람은 끊임없이 충돌하게 됩니다. 메텔루스는 전통과 절차를 중시했지만, 마리우스는 결과를 우선시하며 병사들과의 유대도 중시했습니다. 유구르타는 여전히 로마군을 피하며 게릴라전을 펼치며 저항을 이어갑니다. 마리우스는 점점 더 스스로가 전쟁을 종결시킬 적임자임을 확신하게 됩니다. 결국 그는 로마로 귀환하여 집정관 선거에 출마하기로 결심하게 됩니다. 메텔루스는 이를 저지하려 하지만, 오히려 민중의 동정과 반감을 키우는 결과를 낳습니다. 마리우스는 대중 연설과 평민회에서의 설득으로 민중의 지지를 확고히 다져나갑니다. 그의 평민 출신 배경은 한편으론 약점이었지만, 동시에 그를 민중의 대변자로 만들었습니다.
율릴라는 가상인물입니다. 술라와 마리우스의 관계를 좀 더 눈에 그리듯이 표현하기 위한 촉매로 사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부분이 역사 소설의 묘미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냥 역사에서 술라라는 인물에 대해 보는 것보다는 훨씬 더 입체적으로 다가와 신선했습니다.
적이 있어, 엄청나게 많은 적들…….
하지만 역시 이겨낼 거요…….
올해가 지나면, 그러니까 내년 초에 당신은 집정관이 돼…….
그리고 여섯 번 더 집정관이 될 거요…….
당신은 총 일곱 번 집정관이 되고,
사람들은 당신을 로마 제3의 건국자라고 부를 거요.
당신은 로마를 사상 최대의 위기에서 구해낼 거니까!
셋째 해 (기원전 108년)
세르비우스 술피키우스 갈바와 퀸투스 호르텐시우스의 집정기
마리우스는 귀족층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평민들의 열렬한 지지로 집정관에 당선됩니다. 그는 무산자들도 군복무가 가능하도록 법을 개정하며 로마 군제에 획기적인 변화를 이끕니다. 이러한 개혁은 군대가 국가보다 장군 개인에게 충성하게 만드는 새로운 질서의 시작이었습니다. 마리우스는 독자적인 권한을 가지고 다시 누미디아 전쟁에 착수하며 전세를 주도합니다. 그는 병사들을 엄격히 훈련시키고 군을 정비하여 조직력을 강화합니다. 유구르타는 여전히 집요하게 저항하지만, 마리우스의 전략적 우위는 점차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이 과정에서 마리우스의 보좌관으로 함께한 젊은 귀족 술라가 조용히 부각되기 시작합니다. 마리우스는 군 지휘관으로서의 명성과 정치가로서의 영향력을 동시에 쌓아가며 더욱 강력한 위치에 오르게 됩니다. 그의 존재는 원로원 귀족들에게 위협이 되었고, 로마 정치는 점차 격랑으로 빠져들게 됩니다.
마르타에 대한 이야기에서는 마르타가 가공 인물이라고 생각했다가 확인 후 실존 인물이라는데 놀랐습니다. 심지어 저 예언도 사실이었고, 실제로 이뤄집니다. 물론 그 뒷부분이 가공이라는 건 역사를 아는 분들이라면 복선이구나 싶은 생각도 듭니다.
1권은 기원전 110년부터 108년까지, 격변의 로마 공화정 시대를 배경으로 평민 출신 장군 가이우스 마리우스가 권력의 중심으로 떠오르는 과정을 묘사합니다. 단순한 역사 재현에 그치지 않고, 인물 간의 정치적 갈등과 심리적 내면을 섬세하게 풀어내며 당시 로마 사회의 구조적 모순과 변화의 조짐을 깊이 있게 담아냅니다. 역사에서 마리우스의 부상은 한 개인의 성공담이 아니라, 공화정 체제가 몰락해가는 구조적 전환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입니다. 또한, 술라와 같은 후속 인물의 등장, 율리우스 카이사르 가문의 재부상 등의 복선은 작가가 방대한 사료와 고증을 바탕으로, 전쟁과 정치를 넘나드는 사실성을 구축하면서도 인물에 대한 생생한 묘사로 이야기의 힘을 보여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