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의 일인자 3
마스터스 오브 로마 1부
The First Man in Rome
Book 1 of 7: Masters of Rome
Colleen McCullough | 1990
3권은 마리우스가 군사적 전성기를 지나, 로마에서 절대적 권력을 쥐는 과정을 따라갑니다. 테우토네스와 킴브리족이라는 외부의 위협은 마리우스를 민중의 영웅으로 만들어주었지만, 연속 집정과 과격 개혁은 기존 체제와의 충돌을 피할 수 없게 만듭니다. 특히 이 작품은 마리우스의 권력 절정기와 동시에, 내부에서 그를 대체할 새로운 힘들이 서서히 자라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술라와 카이사르라는 이름이 이제는 그림자로 등장하기 시작하며, 로마 공화정은 점차 불안정한 파국을 향해 나아갑니다. 3권은 영웅의 정점과 몰락을 함께 보여주는 동시에, 앞으로 다가올 내전과 권력투쟁의 불씨를 강렬하게 예고하는 대목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오후 중반 무렵이 되자 테우토네스족은 더이상 남아 있지 않았다.
적절한 훈련과 장비로 무장한 3만 7천 명의 로마 병사들은,
로마의 군사적 전통과 영광을 바탕으로 뛰어난 장군의 지휘를 받아
두 전투에서 10만이 훌쩍 넘는 게르만족을 격파했다.
그들은 아콰이 섹스티아이에서 역사에 남을 승리를 기록한 것이다.
일곱째 해 (기원전 104년)
가이우스 마리우스(II)와 가이우스 플라비우스 핌브리아 집정기
여덟째 해 (기원전 103년)
가이우스 마리우스(Ⅲ)와 루키우스 아우렐리우스 오레스테스 집정기
아홉째 해 (기원전 102년)
가이우스 마리우스(Ⅳ)와 퀸투스 루타티우스 카툴루스 카이사르 집정기
마리우스는 유구르타 전쟁의 영광을 발판 삼아 두 번째 집정관에 오르며, 북방 게르만족의 침공을 저지할 총사령관으로 임명됩니다. 그는 군대를 재조직하고 병사들에게 혹독한 훈련을 부여하면서 새로운 전쟁을 준비합니다. 로마는 점점 외적의 공포에 휩싸였고, 마리우스는 민중의 절대적인 신뢰를 받게 됩니다. 연속 집정이 전례를 깨는 일이었음에도, 로마는 그의 권위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는 전장을 이탈리아 외부로 유도하고자 하였고, 점점 갈리아 지역으로 전선을 넓혀나갑니다. 이후 마침내 테우토네스족과의 전면전이 벌어졌고, 그는 아콰이 섹스티아이 전투에서 대승을 거둡니다. 이 전투로 마리우스는 로마의 구세주로 칭송받으며 군사적 전성기를 맞이합니다. 병사들은 그를 신과 같이 여겼고, 민중은 그에게 로마를 다시 구해줄 인물이라는 기대를 걸었습니다.
“예언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그는 불쑥 물었다.
“마르타는 분명 일곱 차례 로마의 집정관이 되실 거라고 했잖습니까.”
“나는 일곱 번 집정관이 될 걸세, 루키우스 코르넬리우스.”
“그 예언을 믿으시는군요.”
“그래.”
열째 해 (기원전 101년)
가이우스 마리우스(Ⅴ)와 마니우스 아퀼리우스 집정기
열한째 해 (기원전 100년)
가이우스 마리우스(Ⅵ)와 루키우스 발레리우스 플라쿠스 집정기
마리우스는 다섯 번째 집정관이 되어 킴브리족과의 결전을 준비합니다. 그는 퀸투스 카툴루스와 공동으로 카르하이 전투를 지휘하며, 로마군은 역사상 손꼽히는 대승을 거둡니다. 이 승리로 로마는 게르만족의 침략 공포에서 완전히 해방되며, 마리우스는 전무후무한 개선식과 함께 정치적 정점에 오르게 됩니다. 그러나 그의 권력은 점점 정치적 부담으로 변모하기 시작합니다. 다음 해에 마리우스는 여섯 번째 집정관에 오르지만, 이번에는 명확한 위협이 없는 상태에서 권력 유지를 위해 정치적 타협을 시도하게 됩니다.
그는 급진 호민관 사투르니누스와 손잡고 개혁안을 밀어붙였지만, 원로원과의 충돌로 도시 내부에 폭력 사태가 벌어집니다. 마리우스는 민중과 원로원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려 했지만, 어느 쪽에도 완전히 지지를 얻지 못합니다. 결국 그는 자신이 지지했던 동맹 사투르니누스를 진압하고, 정치적 중립을 택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이 과정에서 그의 위신은 급격히 흔들리고, 로마 민중조차 그에게 환호하지 않게 됩니다. 이 두 해는 마리우스가 영웅에서 권력자로, 다시 고립된 인물로 전락해가는 변곡점이었습니다.
갑자기 스카우루스가 폭소를 터뜨렸다.
“마리우스가 또다시 우리를 물 먹였네, 퀸투스 루타티우스!”
그는 웃느라 말도 제대로 잇지 못했다.
“오, 정말로 대단한 사람이 아닌가!
우리에게 부담을 다 떠넘기고 곡물비용을 지불하게 만들다니.
나는 저자가 아주 싫어.
하지만 모든 신에게 맹세컨대,
저자가 참으로 마음에 들기도 해!”
말을 마친 그는 또다시 발작하듯 웃음을 터뜨렸다.
열째 해 (기원전 101년)
가이우스 마리우스(Ⅴ)와 마니우스 아퀼리우스 집정기
열한째 해 (기원전 100년)
가이우스 마리우스(Ⅵ)와 루키우스 발레리우스 플라쿠스 집정기
『로마의 일인자』 전권 통틀어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이라 소개합니다. 마리우스의 정적인 스카우루스가 게르만족과의 전쟁 이후 발생한 식량 수급 문제로 마리우스를 몰아세우다가 정치적으로 되치기를 당하는 일화입니다. 이 장면은 마리우스가 군사뿐 아니라 정치의 영역에서도 최고수라는 것을, 그의 정적 스카우루스마저 웃음을 터뜨리며 인정하는 모습으로 보여주는 결정적인 순간입니다. 그가 얼마나 ‘로마의 일인자’라는 칭호에 걸맞은 정치가였는지를 보여주는 강렬한 장면이기도 합니다.
콜린 매컬로의 『로마의 일인자』 1~3권은 가이우스 마리우스라는 실존 인물을 통해 로마 공화정의 몰락과 제정의 전조를 정교하게 그려낸 서사입니다. 평민 출신 장군이 군제 개혁과 민중 정치로 권력의 정점에 오르는 과정은 로마 체제의 균열을 여실히 드러냅니다. 특히 마리우스와 술라, 원로원 귀족들과의 긴장 속에서 권력 투쟁의 본질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날카롭게 묘사합니다. 각 권마다 군사적 승리와 정치적 도전이 교차하며, 공화정이 더 이상 지탱되지 못할 정도로 피로해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 시리즈는 단순한 역사소설을 넘어, 권력의 작동 방식과 인간의 야망이 맞부딪히는 고전적 비극의 구조를 고대 로마의 무대 위에 완벽히 재현한 작품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