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맡겨진 소녀

맡겨진 소녀

Foster

Claire Keegan | 2010


짧지만 강한 여운을 남기는 소설입니다. 한 소녀가 낯선 친척 집에서 여름을 보내며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아이에게 필요한 진정한 사랑, 돌봄을 경험하는 이야기입니다. 특히 마지막 한 문장을 위한 소설이기도 합니다.

2022년 부커상 최종 후보라는 타이틀과 짧은 분량에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다가 한 호흡에 달렸습니다. 저자가 원래 이런 성향인지는 모르겠지만, 저작도 4권 정도로 많지는 않습니다. 짧은 이야기에 이런 깊이를 전하려면 많은 작품을 쓰지는 못하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낯선 곳

이야기는 한 소녀가 아버지와 함께 낯선 친척 집으로 가는 장면에서 시작됩니다.

일요일 이른 아침,
클로너걸에서의 첫 미사를 마친 다음
아빠는 나를 집으로 데려가는 대신
엄마의 고향인 해안 쪽을 향해
웩스퍼드 깊숙이 차를 달린다.

그리하여 소녀는 친척 부부인 킨셀라 아저씨와 아주머니 집에서 머물게 됩니다. 처음에는 낯설었지만, 따뜻한 보살핌 속에서 점차 편안함을 느낍니다. 이곳에서 소녀는 집과는 다른 따뜻한 돌봄을 받으며 성장해 갑니다. 그리고 이런 의미를 일상 언어와 주변 묘사에 담백하게 담아냅니다.


비밀이 없는 집

비밀이 있는 곳에는 부끄러운 일이 있는 거야.
우린 부끄러운 일 같은 거 없어도 돼.

물론 이곳이 완벽한 곳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소녀는 ‘비밀 없는 삶’에서 원래 살던 집과 대조되며, 그녀가 새로운 정체성을 찾는 과정을 보게됩니다.



이 작품은 단순한 성장 이야기는 아닙니다. 소녀를 맡긴 친부모와 돌봐주는 친척 부부 사이에서 그녀가 경험하는 감정의 변화는, 아이를 키운다는 것이 단순한 책임이 아니라 사랑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저자인 클레어 키건은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상을 통해 한 소녀가 맡겨진 대상에서 사랑받을 대상으로 변화하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낸 작품입니다.

이 기사는 저작권자의 CC BY 4.0 라이센스를 따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