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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양품은 90%가 구조다

노력을 성과로 직결시키는 구조의 힘

무인양품은 90%가 구조다

無印良品は、仕組みが9割 仕事はシンプルにやりなさい

松井 忠三 | 2013


저자 마쓰이 타다미쓰님은 일본 대형 유통회사인 세이유 인사부에서 오랜 시간 근무한 이력을 가진 분입니다. 그러다 당시 경영난을 겪고 있던 계열사 무인양품 사장으로 좌천된 뒤 이 회사를 살려낸 경험을 담은 것이 이 책의 내용입니다. 2001년에 사장으로 취임하고, 2008년에는 회장으로 취임한 이후에도 이 회사를 위한 노력은 계속됐고, 이 책이 출간된 것이 2013년도이니, 10년이 넘는 과정이 잘 녹아있는 경영 서적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적자 극복과 체계 만들기

사장 취임 직후에는 적자로 빈사 상태에 빠진 회사의 출혈을
막기 위해 드라마틱한 개혁에 손을 대는 한편,
실적이 상향 곡선을 그리기 시작하자
구조 만들기에 본격적으로 돌입했습니다.
〈무지그램〉 매뉴얼 구축이 시작된 것이죠.

1. V자 회복을 달성하는 구조의 비밀
` - ‘사람을 바꾸는’ 게 아니라 ‘구조를 만든다’ 경험주의가 회사를 망친다`

구조. 영어로는 시스템, 우리가 쓰는 말로는 ‘체계’가 더 와닿는 표현이 아닐까 싶습니다. 유발 하라리가 사피엔스에서 인류가 강한 이유는 협력이라고 했던 것도 그 근간에는 이 체계가 있기 때문일겁니다. 게다가 많은 사람들이 유기적으로 무언가를 이루어가야하는 비즈니스 현장에서 꼭 필요한 것은 바로 이 체계입니다. 간혹 좋은 회사가 갖추어야할 기준들을 언급할 때면, 항상 빠지지 않고 나오는 것이 체계가 얼마나 갖춰져 있느냐입니다.

저자는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이 회사를 긴급 처방한 뒤 이 체계를 구축합니다. 그리고 여기에 사용된 가장 중요한 도구가 매뉴얼입니다. 우리말로 하면 ‘지침서’가 될 겁니다. 선진 기업들을 볼때면 심심치 않게 나오는 것이 이 지침서입니다. 굉장히 꼼꼼하게 되어 있는데, 일본도 이런 지침서가 우리보다는 잘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마이크로 매니징은 옆에서 겪는 걸 본바로는 좋아보지만은 않았습니다만, 지침서가 협업 체계에서는 꼭 필요하다는데는 절대 공감합니다.


살아있는 매뉴얼

현장에서는 매일 문제점과 개선점이 발견되고
매뉴얼은 매달 갱신됩니다.
업무의 추진 방식은 점점 더 새로워지고
자연스럽게 개선할 점을 찾으면서 일하게 됩니다.
이처럼 업무가 정체되지 않고 항상 ‘움직이고 있는’ 모습을
저는 ‘피가 통한다’라고 표현합니다.
그리고 〈무지그램〉과 〈업무기준서〉는 무인양품의 혈관입니다.

6. 무인양품에 2천 페이지의 매뉴얼이 있는 이유
` - ‘표준’이 없으면 ‘개선’도 없다 ‘이렇게 하는 편이 더 나은데’를 모은다`

명문화, 즉 글로 적힌다는 것은 명확성을 높일지 몰라도 자율성은 훼손되는 경향이 있긴 합니다. 하지만, 저자는 이를 철저히 방지하고, 살아숨쉬게 하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기울입니다. 즉, Top-Down 식으로 작성되었을지언정, 갱신을 위해 Bottom-Up 방식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것은 단순히 본사와 현장이 나뉜 비즈니스 모델에 국한할 것이 아니라 경영진과 실무진 사이에 적용한다는 관점으로도 생각해 볼 수 있겠습니다. 지침서와 같은 명문화 과정을 서로 공통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한다는 관점이 일맥상통합니다.


생산성 vs 야근

야근을 없애려고 시도하는 기업은 많지만 대부분은 실패합니다.
그것은 업무량을 줄이거나 인원을 늘리지 않고는
업무 시간을 줄인다는 게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4. 생산성을 세 배로 늘리는 구조
` - ‘보상받지 못하는 노력’을 없애는 방법 오후 늦게는 새 업무를 맡기지 않는다`

누구나 마찬가지겠지만 저는 특히 야근을 싫어합니다. 주어진 업무를 야근을 통해서 처리할 수밖에 없다면 본인이 능력이 안 된다고 봅니다. 그렇지 않고 업무가 과다하다면 관리자가 무능하거나 문제가 있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물론 야근으로 처리할 수밖에 없는 것들이 있다는 것에도 동의합니다. 문제는 그 만연된 문화를 지칭하는 겁니다.

저자는 이 문제를 생산성에 연결해 봅니다. 사람으로 치면 심각한 병세로 보는 겁니다. 이에 대한 문제점을 경영자 입장에서 짚어주고, 이를 해결한 방안을 공유합니다. 산업이 달라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지만, 그 과정은 경영진이라면 꼭 참조해야할 내용이라 생각합니다. 단순히 출퇴근이나 바라보는 걸 넘어서 유의미한 체계를 구축하는데 꼭 필요한 관점입니다.



이 책이 주는 메시지는 협업을 위한 체계 구축과 이를 위해 지침서가 꼭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거기에 본인이 10년을 넘게 이뤄낸 결과이니 그 과정까지 경영 철학을 잘 녹여 전달하고 있습니다. 함께 일한다는 것은 단순히 의지와 태도만으로는 할 수 없는 것이라는 걸 알 겁니다.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은 그 한계가 명확하고, 더 많은 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함께 해야 합니다. 단순히 입에 풀칠할 목적으로 일한다고 해도 그 풀칠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본인이 속한 곳에서 함께 일하는 사람들에게 방해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이를 경영자 입장에서 조직화하는 방안에 대해 좋은 방향을 제시했다고 봅니다. 경영진이 아니더라도 자신이 속한 조직에서 시도해 볼 수 있는 작은 것들을 생각해 본다면 어떨까 싶습니다. 개발자라면 당장 하는 일들을 문서화하고 공유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겠습니다. 글쓰기라면 ‘글’자만 나와도 혐오감에 치를 떠는 우리 개발자들이지만, 단 한 줄에서 시작해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이 기사는 저작권자의 CC BY 4.0 라이센스를 따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