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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 블러드

테라노스의 비밀과 거짓말

배드 블러드

Bad Blood

Secrets and Lies in a Silicon Valley Startup
John Carreyrou | 2018


저자 존 캐리루는 월스트리트 저널 탐사보도 전문 기자입니다. 그리고 엘리자베스 홈즈가 창업하여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던 ‘테라노스’에 대한 취재를 책으로 엮은 겁니다. 이 거대한 사기극을 보면 어이가 없긴 하지만, 실제 사람들이 다른 이들을 이렇게 쉽게 신뢰하게 되는지를 보면 착찹하기만 합니다. 저라고 해도 동일하게 실수했을 거란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피 한 방울로 수백 가지 질병을 빠르고 정확하게 진단한다고 사기를 쳤던 이 사건은 홈즈에 대한 소개로 시작합니다.


포장된 천재

“엘리자베스는 내가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는 방식으로
과학과 공학, 그리고 기술을 결합했다.”
그에 더해 자신의 생각을 관철시키려는
엘리자베스의 의욕과 결단에도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때까지 수천 명의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눴지만,
엘리자베스 같은 학생은 만난 적이 없다.”
그래서 “엘리자베스에게 나가서 꿈을 좇으라고 권유했다”고 진술했다.

|제1장| 목적 있는 삶

창업자 엘리자베스 홈즈는 참 영민한 사람이며 대단한 포부를 가졌던 사람입니다. 이런 의욕적이고 자기 확신을 가진 분들을 보면 저와는 결이 달라도 너무 달라서 부러우면서도 부담스럽습니다. 욕심이라고는 맥북프로가 전부인 저같은 사람에겐 무언가를 이루고자 하는 생각을 크게 가져본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좋은 대학과 그 안에서 인정받은 대단한 머리, 그리고 남들이 생각지 못하는 다양한 연결 방식. 하지만 과유불급이 제어장치가 없었을 때 벌어진 참극은 너무도 심각했습니다. 그것도 15년이란 기간동안 이런 사기극을 펼쳤다니 참 놀라울 따름입니다.


에디슨, 비전과 현실의 괴리

에디슨의 핵심은 접착제 로봇을 개조한 기계였고,
엘리자베스가 애초에 셔낙을 설득했던
숭고한 비전과는 상당히 동떨어진 물건이었다.

|제2장| 접착제 로봇 '에디슨'

테라노스에서 검진 기기로 내세운 장치가 ‘에디슨’입니다. 홈즈가 직접 지은 이름입니다. 그리고 이 장치로 벌린 사기 행각은 갈수록 가관입니다. 장치가 만들어지지도 않았는데, 수백가지를 검사할 수 있다고 주장한 건 순한 맛입니다. 나중에 조금 올라간 완성도로는 20여건만 검사하고 나머진 다른 사용 검사로 진행한 결과를 내놓는 걸 포함해 결과도 고치는 경우가 다반사였습니다. 외부 시연 중에도 조작하는 것도 항상 벌어진 일입니다. 이런 회사가 유니콘이라 불렸다는 걸 보면 미국도 허술하긴 한가 봅니다.


내부 고발자에 대한 압박

교착 상태가 계속되는 동안,
보이즈 실러는 악명 높은 맹렬한 전술을 사용했다.
타일러가 진술서에 서명하고 「월스트리트저널」 기자에게
정보를 넘긴 정보원들의 이름을
넘기지 않으면 고소하여
가족 전체를 파산시킬 거라고 통보한 것이다.
타일러는 또한 사설탐정이 그를 조사하고 있다는 경고를 받았다.

|제20장| 매복

이런 일들이 벌어지면 기업들은 힘으로 개인들을 억압하는 건 늘 있는 일인가 봅니다. 아무래도 그게 제일 쉬운 방법일겁니다. 돈으로 매수한다던지, 안되면 힙으로 입을 닫게 만들어 버리는 것들 말입니다. 저자를 향한 협박도 책에는 다양하게 적혀 있습니다. 이런 부분을 읽을 때는 참 힘이 듭니다. 아무래도 몰입되다 보니 감정이 올라오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런 사건들이 대부분 용기있는 사람들을 통해 해결되는 과정을 겪습니다.



읽는 내내 중단하길 여러번 했습니다. 소시오패스의 전형을 보여주는 홈즈 모습을 보고 있으면 그동안 회사 생활을 해오며 겪은 사람들 면면이 겹쳐졌기에 심적으로도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그런 부분은 그냥 흘리듯 넘어가야 했습니다. 그래도 너무나 많은 분량이라 TV 에서 보는 실사화된 사건들이 사실은 많이 각색되어 순한맛이라는 걸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제가 있는 곳이 시궁창이라 마음까지 어두워집니다.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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