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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는 세계 질서

변화하는 세계 질서

Principles for Dealing with the Changing World Order

Why Nations Succeed or Fail
Ray Dalio | 2021


레이 달리오가 이번엔 역사적인 관점에서 경제를 바라봅니다. 금융 위기 템플릿 시리즈에서 이미 큰 흐름을 얘기하긴 했지만, 이는 금융 위기라는 관점에서 바라보고 정리했다면, 이번에는 그보다 더 큰 흐름을 얘기합니다. 그래서 이를 위해 오래된 역사부터 경제 흐름을 훑어오고 거기에서 보여주는 경기 사이클을 중심으로 어떤 현상들이 벌어지고 대비해야 하는지 알려줍니다.


장기 부채 사이클

장기 부채 사이클은 일반적으로 50년에서 75년에 걸쳐 진행된다.
(그러므로 그 기간 안에는 6개에서 10개
정도의 단기 부채 사이클이 들어 있다)
그래서 장기 부채 사이클로 인한 위기를
일생에 한 번 겪을까 말까 하기 때문에
그것이 발생하리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 결과 장기 부채 사이클로 문제가 발생하면
사람들은 당황하게 되고 많은 피해를 입는다.
현재 후기 단계에 와 있는 장기 부채 사이클은
1944년 뉴햄프셔주 브레턴우즈에서 구상되어
1945년에 시작된 것이다.
그 당시는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달러와 미국 주도의 새로운 세계 질서가 수립된 시기였다.

제1부 세상의 작동 원리
3장 통화, 신용, 부채, 경제 활동의 빅 사이클
돈, 신용, 그리고 부

이 책에서 논하고자 하는 장기 부채 사이클은 한 사람의 일생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단 5년에서 길어야 10년을 기억하는 우리 특성상 그동안 벌어진 일이 계속 이어질거라는 착각을 하게 됩니다. 제가 기억을 하기 시작하면서 겪은 금융위기는 IMF, 모기지, 코로나 입니다. 거의 10년 주기로 벌어지는데, 저자가 말하는 것으로 이해하면 이는 단기 부채 사이클입니다. 장기는 이보다 더 거대한 흐름이며 이 끝은 여러모로 대혼란이 초래되기 때문에 경계해야할 분명한 이유가 됩니다.


미·중 갈등과 지정학

중국 본토, 대만, 홍콩, 동중국해, 남중국해에 관한
통치권은 아마도 중국의 가장 중요한 문제일 것이다.
이 외에도 중국의 일대일로 구상에 관여하는 국가들을
포함해서 전략적으로 중요한 여러 영역의 경제 분야가 있다.

제2부 지난 500년간 세상의 작동 원리
13장 미·중 관계와 전쟁
지정학적 전쟁

경제는 그 자체로 힘이 되고 힘의 원천이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항상 정치가 함께 따라오게 됩니다. 아니 둘 중에 누가 먼저가 아니라 공존하는 것이라 해야할 겁니다. 저자가 그동안 조사한 역사의 흐름에서 지금 이 거대한 사이클이 시작되기 전에 있었던 사실을 분석하면서 그 끝에는 전쟁이 있었음을 짚어줍니다. 그리고 지금은 이번 사이클이 끝나가는 동안 분명하게 일어난 미래인 미국과 중국의 갈등을 걱정합니다. 우리도 여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지정학 위치 때문이기도 하고 멍청한 지난 정권이 벌여놓은 외교 때문이기도 합니다. 전자야 북한과의 접경지역이기 때문에 지난 쿠데타로 인해 3차 세계 대전이 벌어질 뻔한 것이 작금에 벌어진 사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는 우리가 저지른 일입니다. 후자는 대만 문제로 인해 우리는 군사적으로 이미 일본 밑으로 들어간 상황입니다. 수락하지 않아도 될 일을 이렇게 쉽게 결정해 버린 상황이라 대만에 문제가 발생하면 우린 자동 참전입니다. 저자가 말한 것처럼 기우로 그치고 다른 길을 모색했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미국 국내 사정을 보면 이마저도 요원해 보입니다.


대규모 전쟁 위험과 역사 패턴

군사 전쟁은 항상 예기치 않은 방식으로 발생하고
많은 정보가 세상에 공개되지 않는다.
때문에 미국과 중국에서 가장 많은 정보를 얻는 관계자들조차
모든 것을 알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이유로 다음에 일어날 대규모 전쟁에서
승자와 패자가 누가 될지 현재로서는 단언할 수 없다.
우리는 논리적으로나 역사적으로나
대규모 전쟁을 치른 패전국은 완전히 설 자리를 잃고
승전국 역시 많은 것을 잃게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승패에 상관없이 전쟁을 겪은 국가는
모두 가혹한 대가를 치르고 많은 빚을 지게 된다.
앞서 이것이 경제와 시장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설명했는데,
한마디로 요약하면 엄청난 충격을 준다는 것이다.

제3부 미래
14장 미래
외부 질서와 무질서 사이클

킬 체인』에서 미국 국방부에서 진행한 중국과의 워 게임 결과를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그 책에서 저자는 지난 10년 동안 ‘미국은 모든 경우 패배한 완변한 기록을 가지고 있다’고 했습니다. 두 국가의 군사력은 누구나 알듯이 미국이 압도적으로 우위를 점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전쟁 결과라는 것이 군사력으로 판명나는것은 분명 아니며 점점 더 그 차이가 좁혀지는 지금 그 결과를 점점 더 예상할 수 없게 됩니다. 그리고 저자가 우려하는 것처럼 가장 많은 정보를 가진 관계자들조차 모든 것을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오판을 하게 될 우려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대가는 승전국이든 패전국이든 2차 세계대전 보다도 혹독할 것이 분명합니다.



언급한 내용이 너무 심각해서 자칫 정치 관련 분야로 보여집니다만, 사실 장기 부채 사이클이라는 주제라 경제 얘기와 그 기반인 역사 얘기가 주를 이룹니다. 이를 바탕으로 저자는 미래를 바라보자는 입장에서 책 후반부에 미국 현실을 깊이 있게 짚어보고 있습니다. 이 책을 충분히 이해하려면 이전 작품인 금융 위기 템플릿를 먼저 보는 걸 추천합니다. 꼭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선수 지식이 있다면 좀 더 속도감 있게 읽어갈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레이 달리오 책이 워낙 분량이 많아 도움이 될 겁니다.

이 기사는 저작권자의 CC BY 4.0 라이센스를 따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