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체 2부
암흑의 숲
三體 II
黑暗森林
劉慈欣 | 2008
저자의 배경을 보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이미 1999년 등단한 이후 SF 문학상을 매년 받아오면서도 본업인 발전소 엔지니어로 일하면서 글쓰기를 10년도 넘게 해 왔다는 건 아무나 할 수는 없는 일일겁니다. 아무리 좋아도 체력이라는 한계가 분명히 있었을텐데 말입니다. 게다가 이 정도 일가를 이룬 사람이라면 아무래도 한 가지는 등한시하게 마련이기 때문입니다.
면벽 프로젝트의 핵심은
전략적 계획을 수립하고
주도할 사람들을 선발하는 것입니다.
그들은 자신의 사고를 통해 전략을 세우지만
그 전략에 관해 외부와
그 어떤 방식으로도 소통하지 않습니다.
전략의 개념과 절차, 최종 목적을
머릿속으로 생각만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그들을 면벽자라고 부르기로 했습니다.
상: 면벽자
중국 소설이다 보니 용어가 중국어가 많이 나옵니다. 면벽자, 파벽자, 등등. 드라마에서도 이 면벽 프로젝트 이야기는 나옵니다. 주인공 중에 한 명이 차출되어 여기에 뽑히게 되어 면벽자가 되는 내용입니다. 책 전반에서도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인물입니다. 그리고 이야기 구성상 이 인물이 어떻게 문제를 해결해 나갈지 전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어떤 과학적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도 아니고, 말도 제대로 안하기 때문입니다. 이게 이 프로젝트에서 가장 중요한 방법인데도 불구하고 답답했습니다.
“마지막 질문입니다.
앞으로 100년 넘는 시간 동안 박사는 무엇을 할 계획입니까?”“동면이죠.
이제 저 때문에 성가실 일은 없을 겁니다.
저주의 주문이 187J3X1에 작용하는 것을
관측할 수 있을 때 저를 깨워주시면 됩니다.”
중: 저주의 주문
그리고 그렇게 행한 것이 ‘저주의 주문’이라며 통신 하나하고 끝납니다. 얼마나 어처구니가 없던지 모릅니다. 책을 계속 읽어야 하나 싶다가도 읽은 분량이 있다보니 바로 내치지지는 못하고 게속 봅니다. 시대 흐름이 점점 빨라집니다. 동면이라는 도구를 통해서 삼체 함대가 쳐들어오는 걸 중심으로 시간이 얼마나 남았는지가 중요해 집니다.
우주는 암흑의 숲이에요.
모든 문명이 총을 든 사냥꾼이죠.
그들이 유령처럼 숲속을 누비고 있어요.
……
조심해야 해요.
숲속에 곳곳에 사냥꾼들이 숨어 있으니까요.
……
할 수 있는 건 단 하나뿐이에요.
총을 쏴서 없애버리는 거죠.
하: 암흑의 숲
2부에는 뤄지라는 인물 외에도 우주 함대와 관련한 중요한 이야기 흐름이 더 있습니다. 전혀 상관없을 것 같이 흘러가다가 갑자기 이야기가 전환됩니다. 그 자체로도 자극적인데, 대체 이게 어떻게 연결되는 건지 2부만으로는 알 수 없습니다. 그 와중에 뤄지가 하는 우주사회학이라는 내용이 삼체 시리즈 전체를 관통하는 중요한 철학이 됩니다.
저는 2부에서는 동면을 통한 사회 구조 변화에 대한 이야기가 가장 호기심을 일으켰습니다. 특히 스창이 동면하게 되면 저축만으로도 부자가 된다는 말을 들으며 웃음이 나왔습니다. 아무래도 100년 정도는 하게 되니 당연하겠다 싶습니다. 그리고 나이라는 개념도 다르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도 일리는 있겠다 싶었습니다. 태어난 시대에서 동면을 하게 되면 나이가 거기서 멈춘다는 설명이 일견 타당했기 때문입니다. 이제 3부로 갑니다. 이야기가 어떻게 마무리가 될지 흥미진진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