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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체 3부

사신의 영생

삼체 3부

三體 III

死神永生
劉慈欣 | 2010


저자가 쓴 다른 책 ‘유랑지구’는 영화로 봤습니다. 태양이 꺼져가니 지구에 추진기를 달아서 다른 항성계로 떠나자는 취지입니다. 예전부터 중국이 뻥이 심하다는 얘기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소설이 발달했다고도 합니다. 사실 유랑지구를 보면 작가 스타일이 나오는데, 태양이 꺼져간다는 설정은 사실 그 전에 지구가 사라진다는 얘깁니다. 태양이 이미 커질대로 커져서 지구까지 삼켰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갑자기 이 책을 이야기 하는 이유는 과학적으로 철저히 고증하기 보다는 흥미로운 설정을 통해 이야기를 전개하는 스타일이라는 점을 짚고 싶어서였습니다.


하지만 계단 프로젝트는 적어도 절반의 성공은 거둔 셈이었다.
인간이 비행체—비록 깃털만큼 가볍지만—를
상대론적 속도에 거의 근접한 속도로
추진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1장

이미 영상으로 나온 작품을 원작으로 다시 만날 때 그 차이점을 찾는 것도 재미 중 하나입니다. 계단 프로젝트는 미드 시즌1에 나온 내용입니다. 물론 등장인물부터 다르게 했기 때문에 대상이야 다르겠지만, 프로젝트 전체 흐름은 동일합니다. 이 이야기를 시즌1에 가져다 쓴 것은 나름 납득이 갑니다. 하지만 사실 이게 과학적으로는 가능한가 하는 점이 의문이었습니다. 폭탄은 폭탄일 뿐 개념만으로 추진체로 쓴다라는 것이 도무지 이해는 안 갔습니다.


검잡이가 되기 위해서.
난 검잡이가 되고 싶어.
자네는 내 경쟁자가 될 거야.
그리고 날 이기겠지.
자네에게 악의는 없어.

2장

면벽자를 잇는 중요한 역할인 검잡이가 등장합니다. 감정이 이성을 이기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중요한 결정을 해야하는 사람에게는 감정보다는 차가운 이성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이 경우가 나중엔 되새김 되는 내용 중에 하나입니다. 이 긴 서사에 큰 충격을 주기 위한 장치이겠지만, 이야기를 읽다보면 역사처럼 다르게 흘러갔으면 어떻게 됐을까 하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그들은 이 짧은 순간에 바늘귀의 그림에 담긴 의미를 깨달았다.
그건 고정 좌표가 없는 단독 은유였다.

5장

작가라면 모든 등장인물과 사건에 책임을 져야 합니다. 실패한 계단 프로젝트가 다시 연결 고리가 생긴다는 점에서 이야기가 허투루 버려지진 않는구나 하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남겨지는 은유들은 어떤 부분은 쉽게 이해되지만 어떤 부분들은 끝까지 이해가 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제 경우에는 바늘귀가 그랬습니다. 어떤 은유인지 도통 모르겠습니다.



우주라는 거대한 공간 안에 우리는 속이 텅 비어서 도무지 그 끝을 알 수 없습니다. 분명 수많은 별들이 있는 건 알겠지만, 생명과 지성이 있기는 할지 아무도 모릅니다. 이런 공간을 저자는 앞선 문명으로부터 위협을 받게 되면서 사실 가득찬 위협으로 설명해냅니다. 여기에는 과학만이 아니라 철학, 사회학 등 다양한 관점을 사용합니다. 단순히 우주라는 공간도 차원을 가져와 한층 폭넓은 상상력을 발휘합니다. 여기에 재미까지 살리니 작가가 가진 이야기의 힘을 인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도 이런 SF 작가가 나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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