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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아빠식 문해력 독서법

상위 1% 아이가 하고 있는

제목부터 읽는 이를 기죽이는 서울대 출신 저자들이 쓴 문해력 서적입니다. 두 분 다 PD로 일하신 경험을 비추어 글과 아주 밀접한 분야라고 해야겠습니다. 본인들도 국내 최고로 여겨지는 대학을 나왔고, 아이들 교육도 성과를 이룬 부분에서 그 방법을 좀 엿본다는 생각으로 일독을 시작했습니다. 물론 아이가 부모를 닮았을테니 유전적으로 머리는 좋을 게 분명하지만, 혹시나 하나라도 배워간다면 요긴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대화식 독서란 한마디로
성인과 아동이 그림책을 함께 보는 상황에서
끊임없이 질문을 던져,
아이를 단순한 청자가 아닌
능동적인 스토리텔러로 유도하는 독서 지도법입니다.
그래요, 맞습니다.
여러분이 잠자리에 들기 전
아이들에게 해주던 그림책 읽기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일방적 읽어주기가 아닌
쌍방향 소통이라는 점이 다르겠지요.

2부 기본기 다지기

부모 입장에서 아이 문해력을 어떻게 키울까를 중점으로 설명하다보니 초반에는 교육 전에 해야할 사항들을 꼭집어 줍니다. 특히 아이와 라포르를 형성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 강조합니다. 이 부분이야 당연한 얘기입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문해력을 상상력, 어휘력, 사고력으로 나누어 기본기를 다지는 방법을 설명합니다. 특히 유아기 때부터 할 수 있는 대화식 독서법을 설명합니다. 하지만 들으면 참 좋은데, 막상 해보면 쉽지가 않습니다. 저도 저 방법을 도입하려고 노력해 봤는데, 아이가 오히려 짜증을 내더군요. 유치원 다닐 때 ‘아~ 그냥 읽어요!’라고 핀잔을 주어 전 몇 번 더 시차를 두고 시도했다가 포기한 기억이 있습니다.


아이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기꺼이 자기 손으로 찾아 읽기 전까지,
고전을 강요해서는 안 됩니다.

3부 본격! 문해력 독서법

아내는 이렇게 고전으로 아이를 자연스럽게 유도를 잘 합니다. 그리고 우리 아이는 잘 따라서 만화책(?!)을 열심히 읽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건 교육용 만화라는 점입니다. 저는 뭐 딱히 뭐라고 하진 않습니다. 저도 군대를 가기 전까지 읽은 책이라곤 만화책이 전부였기 때문에 딱히 문제라고 느끼질 못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군입대전부터 지금까지 매년 책을 주변인들 중 누군가 지적했듯이 활자중독자처럼 읽어대는 지금 입장에선 내심 만화보다는 글밥이 좀 있는 책이었으면 하는 마음이 없진 않습니다. 그래도 꾹 참고 그냥 둡니다. 아내가 이미 글밥 많은 책을 읽히는데 저까지 덩달아 나서면 아이가 책을 싫어하게 될까봐 우려가 되기 때문입니다.


요약하자면,
지금의 대치동은 부모의 계급 상승 혹은
욕망이 만들어낸 도시라는 겁니다.
이 결론이 단순히 감이나 체험을 통해
나온 것이 아님을 학원의 숫자가 보여줍니다.

4부 아빠의 고민

사실 제 입장에서 이 책 중 재밌는 부분은 4부였습니다. 대치동과 목동이 어쩌다 교육 메카가 되었는지 그 역사를 잘 몰랐기 때문입니다. 경기도가 고향이라 서울가면 촌놈이고, 지방가면 야매 서울놈이었을 뿐 서울에서 뭔 일이 있었는지 도통 알 도리가 없었습니다. 현재 교편을 잡거나 학원 강의를 나가는 동기들을 만나면 이구동성으로 하는 얘기가 지금 우리가 태어났으면 그다지 좋지 않은 우리가 다닌 학교도 못 들어갔을 거라는 겁니다. 그만큼 경쟁이 피를 말리고 있는데, 인구가 줄고 있는 게 가장 큰 원인이라고 합니다. 지방으로 갈만한 비슷비슷한 친구들이 죄다 줄어든 대학을 향해 달려드니 큰일이라는 겁니다.



교육 전문가들이 쓴 책들은 아무래도 딱딱한 면이 있습니다. 학술적으로 분석하고 연구한 결과들을 모아 놓은 것들이기 때문에 당연히 가장 중요하고 옳은 방법에 가까울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 같은 부모들이 소화하기엔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문해력’이라는 주제에 제일 가까이 있던 분들이 직접 자녀들을 키우며 쌓은 노하우를 소화하기 쉬운 방식으로 접근하는 건 나쁘지 않은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그래도 본인들도 똑똑한 머리를 가지고, 자녀들마저 유전된 상황을 생각하면 부럽긴 합니다. 전문용어로 배아프다고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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