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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노의 가르침

피보다 진하게 살아라

세이노(SayNo)님을 이번에 처음 알았습니다. 아내를 통해 듣기는 했지만, 관심도 없었고 책 제목도 마음에 안 들어서 쳐다보지도 않고 있었다가 최근에야 접했습니다. 밑바닥에서 시작하여 천억원대 순자산을 이룩한 인물로 본인 생각과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에게 전하는 충고들입니다. 다소 직선적인 표현이라 불편한 점이 없진 않지만, 돌려 말하지 않기 때문에 간결(?!)하고 오해의 소지가 없습니다.


투자를 잘해야 부자가 된다는 말에 현혹되지 말라!
일이 우선이고 투자는 나중이다, 이 바보들아

1부 아무것도 가진 게 없다고 느껴질 때
어떤 일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2022 아무 일이나 재미있게 하라

책 전반을 가로지르는 통찰은 ‘일을 잘해야 한다’ 입니다. 많은 주제들이 있지만, 결론은 하나입니다. 물론 간간이 본인이 어떻게 부를 이루게 되었는지가 나옵니다. 많은 사업을 도전했고, 투자로는 경매와 외환에서도 부를 축적한 것으로 나옵니다. 읽어보면 알겠지만, 경매는 간단히 언급만 나오는 수준이고, 외환도 얼마나 파고들었는지 나옵니다. 겁 많은 저같은 사람은 같은 상황에서 감히 달려들지 못했을 겁니다. 여튼 부를 이룬 근본은 일을 잘했다는 것이 저자가 역설하는 부분입니다.


오늘 당장 그 수십 명 직원들에게 설문지를 돌려 아침 도시락에서
밥, 반찬, 국 중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을 구체적으로 조사해라.
조사 결과는 액셀로 정리하고 그것을 카테고리별로 분류하여라.
그리고 인근 식당들에 어떻게 분배하는 것이 좋을지
연구하고 식당 주인들과도 상의하여라.
같은 반찬이 계속 전달되지 않게 하여라.
지금까지는 도시락 분배 전에 밥과 반찬 그릇의 뚜껑을 열어봐야
내용을 파악할 수 있었을 테니(안 봐도 뻔하다)
뚜껑만 보아도 내용물을 알 수 있게 어떻게 표시를 하여야 하는지도 궁리하고,
색인지(밥과 반찬이 나열된 표에 동그라미 표시하기 등)도 만들어 식당마다 전달하여라.

세이노의 가르침 별책부록
출간 후 기고글 모음집 1 - 조선일보 연재 칼럼 -
은행 계약직 여사원, 어떻게 정직원으로 점프했을까

일을 잘하되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CASE STUDY 가 별책부록에 있습니다. 다른 내용에 저자 스스로가 어떻게 일하는지 나와있긴 합니다. 다만 그 스타일이 분명한데 경영자 입장에서 얘기하는 경우가 많아 실무자 입장에서는 어떻게 적용하면 좋을지 하는 의문이 듭니다. 마침 별책부록에 세이노님이 말하는 일을 제대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제대로 엿볼 수 있는 부분입니다. 게다가 가이드한 내용은 다 가져오진 않았습니다. 다들 무료인 이 책에서 찾아보고 한 번이라도 읽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단순히 도시락을 준비하는 입장에서 어떻게 일을 하는 것이 일을 제대로 하는 것인지 그 맥락까지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시 땅콩 사건으로 돌아가서 얘기하자면 만일 당신이,
그까짓 땅콩 봉지가 무슨 대수라고
그렇게나 난리 법석을 떨면서 사무장을 내리게 했을까,
재벌 오너 가족들은 정말 싸가지 없는 횡포들을 많이 해,
역시 재벌들은 직원을 머슴으로 생각해,
그 사무장은 해고당할까 봐 얼마나 마음을 졸였을까
등등만 생각한다면 당신은 일등석 손님들이 기대하는
높은 수준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부자들에게 어떤 서비스가 주어져야
그들이 주머니를 열게 되는지도 전혀 이해를 못 하는 것이며,
맥도날드의 매뉴얼이 그렇게나 복잡하고 자세하여야 하는 이유도
머리로는 이해할지 몰라도 전혀 체감하지 못하는 것이다….
쯧.

3부 삶의 전반에 조언이 필요할 때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
2022 대한항공 땅콩사건, 서울시향 불화 등에 대한 생각

이 주제가 있을지는 몰랐습니다. 서비스를 사용자하는 입장에서 땅콩 회항이 어떻게 문제가 되는지는 생각할 필요가 없었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그 비싼 서비스 비용을 이용하는 입장인 사람이 남겨놓은 평을 보니 화를 낼만하긴 했다는 점은 이해했습니다. 물론 잘못된 대응에 대해서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다만 이 부분에서 서비스를 이용하는 층이 극소할 때 내가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부분이 당연하지 않을 수 있다는 걸 알고는 약간 충격을 받았습니다. 나도 모르게 생각이 닫혀 있었다는 것과 닫혀 있었다는 걸 몰랐다는 것 두 가지 때문입니다.


최첨단보다는 로우테크Low Tech 분야가
부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여기서 로우테크라는 것은 사무실이나 연구실보다는
현장에서 더 뛰어야 하는 분야들을 의미한다.
하이테크는 경쟁자가 너무 많고 투자비용도 많이 들어서
대기업의 부품화가 되기 십상이고 들어갈 만한 회사들 숫자도 얼마 되지 않는다.
로우테크는 경쟁자가 많기는 하여도,
이론까지 겸비하고 최신 동향까지 파악할 수 있는
공대 출신자들은 뜻밖에도 그 분야에 적다.
공대 출신자가 충분히 경쟁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아날로그 분야에도 관심을 가져라.
공대 출신자가 넥타이 매고 앉아 있으려고 하는 순간
그의 앞날은 어두워진다는 것도 알아 두어라.

3부 삶의 전반에 조언이 필요할 때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
2022 공대에 관하여

살다보면 경쟁력이 무엇인가를 생각해야 할때가 있습니다. 자기 객관화가 되지 않으면 나만 불행해지는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확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용기도 필요하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이 글을 쓰는 지금 전 오히려 더 어려운 일을 하러 가야하는 입장이라 참 당황스럽습니다. 좀 낮은 기술 분야로 갈 생각을 하던 참에 오히려 반대로 가야하는데 용기를 내야 합니다. 여튼 저자가 얘기하는 내용에는 절대 공감합니다.



‘대체 뭘 가르치겠다는 건가?!’라는 생각에 잘 알지도 못하는 저자가 건방져 보였습니다. 근데 막상 저자가 이룬 결과와 글 하나하나를 정독하고 나니 제가 건방졌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어르신께 호되게 혼나는 것처럼 읽었습니다. 이 책을 10년, 아니 20년 전에만 읽었더라도 삶이 크게 바뀌었을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읽은 자기계발 서적 중에 단연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어줍잖은 책들 다 집어치우고 이 책 한 권만 여러번 읽기를 강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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