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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 1

마스터스 오브 로마 7부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 1

Antony and Cleopatra

Book 7 of 7: Masters of Rome
Colleen McCullough | 2007


이 시리즈 마지막 책입니다. 이 전작인 ‘시월의 말’이 저자가 의도한 마지막 책이었지만, 독자들의 요청으로 인해 옥타비아누스가 아우스투스가 되는 과정을 그린 마지막 책이 다시 나옵니다. 시점은 카이사르 살해 주동자들이 모두 죽고 난 이후로 이제 안토니우스와 옥타비아누스가 서로 견제하기 시작하는 시기입니다.


마침내 절박해진 안토니우스는
한 번의 주사위 던지기에 모든 것을 걸기로 했다.
베누스, 베누스가 나와야 한다!
“난 당신을 사랑하게 됐소.”
그는 한 손으로 그녀의 팔을 어루만지며 말했다.
클레오파트라는 벌레를 털어내듯 그 손을 치워버렸다.
“헛소리 마요.”
그녀가 으르렁거렸다.
“헛소리가 아니오!”
그는 발끈하며 말하고 허리를 세워 자세를 바로잡았다.
“난 당신에게 완전히 홀렸소, 클레오파트라.”
“내 재산에 홀린 거겠죠.”

제1장 동방의 안토니우스 - 기원전 41년부터 기원전 40년까지

첫 전투는 안토니우스와 옥타비아누스가 직접 싸우는 것이 아닌 그 아내 풀비아와 동생 루키우스 안토니우스가 일으킨 페루시아 전쟁입니다. 당시 안토니우스가 파르티아 원정 준비에 집중하던 탓에 자금난에 빠진 이 둘이 토지 분배를 이유로 촉발된 이 전투에서 패배하며 로마와 이탈리아에서 입지가 더 약해져 버립니다. 그렇게 자초한 안토니우스는 이집트로 향해 클레오파트라를 만나 동맹 이상의 관계로 발전하며 더더욱 신뢰를 잃어갑니다. 이런 안토니우스의 모습을 보면 장군으로써는 탁월했던 이가 정치에는 너무도 부족한 시야와 태도를 보여, 천재는 아무나 되는 것이 아니며 태어나는 것도 맞다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게 됩니다.


브룬디시움 협약은 10월 12일에
브룬디시움의 광장에서 타결되었다.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환한 얼굴로 환호하며
옥타비아누스의 발에 꽃을 던졌지만,
한편으론 안토니우스의 발에
침을 뱉고 싶은 충동을 꾹 참고 있었다.
안토니우스의 만행은 절대 용서받거나 잊힐 수 없었지만,
이날은 옥타비아누스와 로마의 승리를 의미했다.
또다른 내전은 일어나지 않을 터였다.
이 사실에 브룬디시움 주민들보다 더 기뻐한 것은
도시를 에워싸고 있던 군단병들이었다.

제2장 서방의 옥타비아누스 - 기원전 40년부터 기원전 39년까지

내전이 촉발되기 직전에 잠시 이룬, 평화라기 보다는 휴전에 가까운 이 조치에서 희생양은 옥타비아누스의 누나 옥타비아일겁니다. 당시 여성이 갖는 위치라는 것이 응당 이런 것이었다고는 하지만, 단순히 정치적 도구로 사용되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전 희생이라 봅니다. 물론 역사적으로 의견이 나뉘기는 하지만, 그 상태에서 스스로 현실을 받아들인 옥타비아의 모습은 숙연해지기까지 합니다. 그리고 이런 면에서 옥타비아누스가 가진 냉정한 모습은 카이사르가 지닌 정치적 면모아 다를바 없습니다. 저런 자리에 가려면 이런 이성적인 모습이 훨씬 중요하다고는 하겠지만, 감정적으로는 선뜻 받아들이기도 어려운 건 현대와 다르기 때문이기도 할겁니다.



단순히 역사를 배우는 것과 그 역사를 기반으로 한 소설을 보는 것의 큰 차이는 아무래도 그 현실에 처한 인간 군상들과 감정들일겁니다. 일상적인 것까지 모든 대화를 기록으로 남기지 않는 것은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생각과 감정을 가지고 얘기했을지는 모두 작가의 상상력에 맡기고, 거기에서 탄생된 이야기를 즐기는 독자들 입장에서는 이미 결말을 아는 소설을 읽더라도 크게 공감을 기대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 시리즈 마지막까지도 그 수준을 유지하며 이야기를 풀어내는 콜린 매컬로님의 필력에 끝까지 감탄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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