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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가 섹스를 하는 237가지 이유

섹스의 심리학

여자가 섹스를 하는 237가지 이유

Why Women Have Sex

Women Reveal the Truth About Their Sex Lives, from Adventure to Revenge (and Everything in Between)
Cindy M. Meston, David M. Buss | 2010


신디 메스턴은 여성의 성에 대한 심리학 권위자이고, 데이비드 버스는 진화심리학 분야의 대가인 심리학자입니다. 진화심리학에 약간 관심이 가서 찾아 읽으려다가 제목에 적힌 두 글자에 이끌리어 내가 원하는 내용이 아닐 것을 직감했음에도 어느 순간 정신없이 읽게 되었습니다.


섹스를 하는 다양한 이유의 스펙트럼

최초의 연구에서 우리는 놀랍도록 다양한 심리적 차이를 망라한
총 237가지의 서로 다른 성적 동기를 확인했다.
섹스를 하는 이유가 237가지라니!
237가지 동기들은 세속적인 것(“지루해서요.”)에서 영적인 것(“신과 더 가까워지고 싶었습니다.”)에 이르렀으며,
이타적인 것
(“내 남자가 스스로에게 만족감을 느끼게 해 주고 싶었다.”)
에서 복수심에 불타는 것
(“나 몰래 바람을 피운 남편을 응징하고 싶었다.”)
까지 이르렀다.

머리말: 여성의 성(性)스러운 마음을 들여다보는 작업

남자가 여자와 살아보면 느끼는 점이 하나 있습니다. 같은 인간인데도 불구하고 둘의 격차는 우주만큼 멀다는 것입니다. 정말 달라도 너무 다릅니다. 견우와 직녀가 오작교에서 서로 만나는 빈도는 제 생각에는 너무나도 높은 비율입니다. 단순히 본능이라고 치부할 수 없는 ‘섹스’라는 주제에 대해서도 이렇게 많은 동인이 있다는 사실 자체가 저에겐 숨이 막힐 지경입니다.


성욕에 대한 남녀의 간극

이성애 관계에서는 남자보다 여자 쪽에서 항상
섹스를 덜 원하게 된다는 것이 통상의 관념이다.
하지만 이것은 사실이 아니다.
여자가 반드시 섹스를 덜 원하는 것은 아니다.
여성의 성적 요구가 충족되지 않아서,
또는 여성이 현행의 배우자 말고 다른 파트너와 섹스하기를 원해서
치료를 받겠다고 병원을 찾는 배우자 쌍이 무척 많다.
그러나 남자들이 일반적으로 여자들보다 섹스를
더 많이 하고 싶어 한다는 것은 사실이다.
여자들은 남자들보다 흔히 섹스에 더 무관심하다.
남자들이 여자들보다 성욕이 더 많다는 연구가 일관되게 제출되었다.
이는 대학생, 중년, 심지어 80대와 90대에도
공히 적용되는 사실이다.

6장 의무감
책임감과 죄책감
남자 대 여자

20대에 연애를 책으로 공부하던 시절에 알게된 성 상식 중에는 성 욕구가 남자와 여자가 차이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통해서는 그렇게 무 자르듯이 딱 잘라 이해할 수는 없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러가지 요인이 있으니 욕구가 생기기 보다는 방해될 원인이 많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도 그 의무감이라도 좀 가져봤으면 하는 생각을 하는 저에겐 욕구가 남들보다 강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욕구 불만이 상당합니다. 결혼 전에는 성을 사는 행위가 납득이 가지 않았는데, 동의는 못하더라도 그 심정이 이해가 갔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나이들어 버리니 이젠 아내 요구가 어떤 결론으로 갈지를 생각하니 기대보다는 자포자기하게 됩니다.


정액의 효능?!

정액에 영양 물질이 들어 있다는 사실은
오래전부터 알려져 있었다.
정자들은 그 영양 물질의 도움으로
나팔관을 가로지르는 장도에 올라,
탐나는 난자를 차지할 수 있다.
하지만 정액에 테스토스테론과 에스트로겐, 난포 자극 호르몬,
황체 형성 호르몬, 프로락틴, 몇 종류의 프로스타글란딘 등
각종 호르몬이 들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적다.
이런 온갖 호르몬들이 기분을 변화시키는 잠재적인 능력을
지니며 질벽을 통해 여성의 혈류에 흡수될 수도 있다.

11장 섹스 치료
성생활이 제공하는 건강상의 이득
사랑의 묘약

전혀 알지 못한 사실 하나가 있었습니다. 정액이 여자에게 도움이 된다는 사실입니다. 저는 피임은 남자가 하는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남자가 콘돔 하나면 끝날 문제가 여자에겐 번거롭기를 넘어서 몸에 무리가 되는 약을 복용한다는 것 자체가 받아들이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헌데, 이 정액이 여자의 건강에 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은 전혀 몰랐기에 좀 충격이었습니다. 임신이라는 큰 문제가 있긴 하지만, 그 외에 다른데는 쓸모가 없지 않나 하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헌데 남자에게 여자를 도울 장치가 있었다는 것은 자연의 놀라운 섭리라고 해야할지, 신이 멋진 생각을 해서인지 도무지 모르겠습니다.



한 때 정치적으로도 사용된 남녀 성대립이 참 불편했습니다. 물론 지금도 이런 문제는 진행 중이고, 이는 과거에도 있었던 문제지만, 요즘은 그 정도가 과한 것 같습니다. 연애라는 걸 제대로 해 본적이 많지 않은 매력없는 남자가 중년이 된 지금 보기에도 불편할 정도입니다.

살아보니 정말 다르고 불편하긴 합니다. 쉽다고는 얘기 못하겠습니다. 그럼에도 여자는 남자와 인생을 함께할 동반자이고, 그 반대로 남자도 여자에게 마찬가지 입니다. 책을 보면서 느낀 점 중에 하나는 이렇게 성에 있어서 서로 다른 이유는 섹스가 남자에겐 목적에 가깝지만, 여자에겐 도구에 가깝기 때문이 아닐까도 생각헤봅니다.

그리고 이 책을 보면서 제가 본 책과 성인영화까지 통틀어서 ‘섹스’라는 단어를 제 인생 마지막까지 포함해 이렇게 많이 보게 되진 않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독서 중에 살짝 힘들었던 추억이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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