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 국가를 선택하는 사람들
이주는 빈곤, 기후위기, 고령화사회의 해법인가, 재앙인가
How Migration Really Works
The Facts About the Most Divisive Issue in Politics Hein de Haas | 2023
이주 연구자인 헤인 데 하스는 학계 뿐만 아니라 정책 입안자들에게도 큰 영향을 끼치는 학자입니다. 이 책은 이주에 대한 오해들을 사실과 분석으로 바로잡고자 합니다.
앞 장에서 설명한 대로, 정말 가난하고 취약한,
절망할 이유가 충분한 사람들은 대체로 이주에 필요한 재원이 없다.
멀리 떨어진 나라로 향하는 원거리 이주는 언감생심이다.
그래서 국제 이주자는 대부분 최빈국 출신도 아니고 출신국의 최빈층도 아니다.
마닐라나 멕시코시티, 카사블랑카에서 행상을 하거나
청소부로 일하는 사람이 해외로 이주할 확률은 제로에 가깝다.
오해 6. 이출은 비참한 상태에서 벗어나려는 자포자기식 탈출이다
자신이 사는 곳을 벗어나기도 힘든 사람들이 국가를 넘는 이주를 행하는 것은 조금만 생각해봐도 논리적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영상 매체를 통해 익숙해진 우리는 사실이 아닌 잘못된 상상에 근거한 내용을 바탕으로 막연하게 그런 사람들이 넘어오는 것이라 생각하게 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즉, 이주자들이 왜 넘어오는지를 알려면 이출국 상황에서 판단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중요한 관점인 것 같습니다. 단순하게 생각해도 우리가 사는 이 나라에서 이민을 간다거나 외국에 나가서 일한다는 것이 그저 탈출일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노령화의 구조적 영향을 상쇄하기에는 전체 이입 규모가 너무 작다.
이주자는 고작해야 전 세계 인구의 3%에 불과하고,
이입이 가장 많은 목적국에서도 전체 인구의 10~15% 수준이다.
오해 15. 고령화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려면 이입민이 필요하다
20대 때 어설프게 읽은 책을 통해 우리나라 노령화 현상을 탈피하기 위해선 이민자들을 받아들이는 것 밖에 없다고 오해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실제 유입되는 인구 수준이라는 것이 인구 구조에 영향을 끼치기에는 너무나 미미한 수준이라는 것이 다소 충격이었습니다. 이민자들을 많이 받고 있다는 독일이나 프랑스에서도 그런 수준인데, 우리라고 더 나을지는 의문입니다. 더군다나 이주자들도 이주 후에는 아이를 낳지 않는 등 그 사회 현상을 그대로 따라간다는 점에서 고령화 문제 해결책으로는 요원해집니다.
전 세게 수많은 연구 결과에 따르면,
조폭이나 마피아는 일반적으로 밀입국 사업을 운영하지 않는다.
…
밀입국업자는 대부분 영세업자이며 이주자 출신이 많다.
산체스는 일반적 고정관념과 달리 밀입국 과정에서
여성과 아이들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오해 19. 밀입국이 불법 이주의 원인이다
이 부분이 영화에 가장 큰 영향을 받은 오해가 아닐까 싶습니다. 대부분 영화와 드라마에 나오는 내용이기도 합니다.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이 연구자들의 결론입니다. 오히려 밀입국을 부추기는 원인은 국경 폐쇄 등 국가 정책이라는 것이 아이러니입니다. 이와 함께 저자가 서문에 강조했던 점이 정치인 등 의사 결정자들이 이주에 대해 사실을 의식적으로 거부한다는 것입니다.
저자 서문 전에는 한국 독자를 위한 서문이 있습니다. 한국도 이미 이주 대상 국가가 되고 있고, 이제 이 사실을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라는 얘기를 합니다. 실제로 서울을 가지 않더라도 제가 서식하는 수도권 일반 주택이나 아파트 단지에서도 외국인을 보는 것은 흔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주라는 건 정치를 떠나 현실로 받아들이고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눈이 필요한 시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