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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현의 통찰

국제질서에서 시대의 해답을 찾다

정세현의 통찰

오랫동안 남북관계를 연구하고 실무를 경험한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국제정치와 외교에 대해 이야기한 책입니다. 21년 11월부터 22년 6월까지 진행된 인터뷰 내용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이 국제사회에서 어떻게 외교를 펼쳐야 하는지를 분석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국제정치를 ‘힘이 지배하는 세계’라고 표현하며, 우리나라가 ‘자신만의 외교 전략을 가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특히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관계가 변화했던 과정, 하노이 회담이 결렬된 이유, 그리고 문재인 정부가 인수위원회 없이 출범하면서 겪었던 어려움 등을 깊이 있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국제정치는 힘의 논리

국제정치의 본질을 ‘강한 나라가 주도하는 세계’라고 설명합니다. 국제사회는 법과 원칙이 아닌 강대국의 힘과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인다는 것입니다.

국제정치의 민낯을 보여주는
우크라이나 사태에서 시작해 보자.
나는 국제정치라는 게
조폭의 세계와 같다고 생각한다.

1부 국제정치의 세계
1장 국제정치란 무엇인가

우크라이나 전쟁 사례를 통해 국제정치가 단순한 외교적 대화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우리나라도 이런 국제정치 속에서 감정이 아니라 전략적으로 외교를 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강대국 사이에서 한국

저자는 일본이 19세기에 서구 문명을 받아들이면서 강대국으로 성장한 반면, 우리와 중국은 변화에 둔감했던 점을 지적합니다.

중국이 아니라 영국을 배우자.

2부 ‘팍스 시니카’ 이후
2장 19세기 일본은 어떻게 강대국이 되었나

일본은 근대화에 빠르게 적응했지만, 당시 조선은 기존의 방식을 고수하다가 시대에 뒤처졌다는 역사는 다 아는 사실입니다. 저자는 지금도 여전히 보이는 특정 강대국에 의존하는 태도를 버리고, 독립적인 외교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탄핵 이후 인수위 없이 출범한 문재인 정부

저는 인수위 역할을 정확히 몰랐습니다. 그 중요성은 간간히 뉴스를 통해 간접적으로 들은 정도라 인수위가 없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그리고 그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이 책을 통해 알게 됐습니다.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 후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가동됐더라면,
인수위에서 연구한 결과들을 가지고
정부를 시작했으면 좋았을 텐데
안타깝게도 문재인 정부는
인수위 없이 출범했다.

5부 21세기 G2 시대, 다시 격동하는 국제질서
3장 문재인 정부: 짧았던 한반도의 봄, 무엇을 기억해야 할까?

보통 새 정부는 인수위원회를 통해 정책 방향을 조정하고 기존 정책을 이어가는 방안을 마련하지만, 문재인 정부는 이런 과정 없이 바로 외교 정책을 추진해야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정부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추진하며 외교적 어려움을 극복하려고 노력했습니다. 특히 한미동맹을 유지하면서도 남북관계를 개선하려고 했던 점이 문재인 정부가 제대로 평가받아야할 부분이라는 점입니다.


평창 동계올림픽과 남북 관계 변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이 이어졌던 것은 문재인 정부의 중요한 외교적 성과였습니다.

운 좋게, 평창올림픽

5부 21세기 G2 시대, 다시 격동하는 국제질서
3장 문재인 정부: 짧았던 한반도의 봄, 무엇을 기억해야 할까?

사실 당시에는 뉴스를 통해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평창올림픽은 명확히 박근혜 정부가 싸놓은 똥이었습니다. 이대로 진행했다가는 실패가 정해진 행사였다는 걸 탁현민 당시 의전관이 미디어에서 여러번 얘기했습니다. 하지만 이 문제를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직접 진두지휘하여 바로 잡았습니다. 그리고 그때 김여정 부부장이 방문의사를 밝힙니다. 제가 이 책을 통해 알게된 부분은 이 방문이 북한에서 의도한 것이었다는 겁니다. 그런 맥락에서 ‘운’이라는 걸 다시 해석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후 한미워킹그룹이 남북 협력을 제약했고, 하노이 회담이 결렬되면서 남북 관계가 다시 어려워졌습니다. 하노이 회담 이후 북한은 다시 강경한 태도를 보였고, 한반도의 평화 프로세스는 예상보다 어려운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이 하노이 회담 뒤에는 일본이 있었다는게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의 해석이 있습니다. 물론 이 책에서는 직접적으로 언급이 자제되어 있지만, 다른 미디어에 나와서 분명하게 언급합니다.

평창올림픽 이후 남북 관계가 개선되는 듯했지만, 강대국의 이해관계 속에서 충분히 살리지 못한 점, 특히 아직도 우린 일본 영향권에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만의 전략적 외교가 필요다는 것입니다.



또 다시 벌어진 탄핵 정국에서 이전에 문재인 정부에서 겪었던 문제는 또 벌어질 겁니다. 완전히 동일하진 않겠지만, 《정세현의 통찰》에서 설명한 당시 상황을 바탕으로 다음 정부에 대한 기대와 응원을 어떻게 보내는게 좋을지 생각해 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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