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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균, 쇠

인간 사회의 운명을 바꾼 힘

총, 균, 쇠

Guns, Germs and Steel

The Fate of Human Socicieties
Jared Diamond | 1997


저자 재레드 다이아몬드 님은 생리학 배경을 가지고, 진화 생물학을 거쳐 생물 지리학, 문화 인류학 등으로 연구 범위를 넓힌 석학입니다. 인류 역사와 문명 발전에 다양한 관점으로 접근하다보니 내용이 흥미진진 합니다.


문명의 불평등은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당신네 백인은 그렇게 많은 화물을
개발해서 뉴기니까지 가져왔는데,
우리 흑인에게는 우리만의 화물이
거의 없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프롤로그. 얄리의 질문

이 책을 쓰게 된 질문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생긴 의무감이 ‘왜 역사는 대륙마다 다르게 전개되었는가?’ 이고, 이 책을 관통하는 주제입니다. 인류 발전이라는 것이 우리 스스로 노력한 부분이 분명 있겠지만, 지리적 조건과 생태적 환경이 더 주요한 원인이라는 점이 이 책이 말하는 핵심입니다.


대륙의 축 방향이 만든 문명의 차이

남북아메리카의 주된 축은 남북 방향이다.
아프리카의 경우도 마찬가지이지만,
아메리카만큼 극단적이지는 않다.
반면 유라시아의 주된 축은 동서 방향이다.
대륙의 축 방향에서 나타나는 이런 차이가
인류 역사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10장. 드넓은 하늘과 기울어진 축

대륙판을 놓고 보는 건 흥미로운 시각이었습니다. 이를 축으로 간소화하고 축 방향이 작물과 가축 확산 속도에 영향을 미쳤고, 나아가 문자와 바퀴 등 여러 발명품 확산 속도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가정이 나름 납득되는 부분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축들을 중심으로 역사의 운명도 바뀌었다는 점이 괄목할만한 점입니다. 덧붙여 역사와 인류사를 보면 볼수록 인류 혁명 중에 농경이 주는 역할이라는 건 그 이후 보다도 큰 전환이었다는 걸 실감하게 됩니다.


질병이 바꾼 역사

전염성 질병을 일으키는 세균 대부분이
이제는 역설적이게도
거의 인간에게만 영향을 미친다.
질병은 예부터 인간의 목숨을 빼앗는
가장 큰 적이었기 때문에
역사를 만들어가는 가장 중요한 결정 요인기도 했다.

11장 가축의 치명적 산물

유럽인이 대부분의 비유럽계 종족들보다 앞섰다는 점은 분명했다고 합니다. 특히 무기 체계에서 최대 강점인 총을 가졌다는 점에서 분명한 우의를 점했을 겁니다. 그렇다고 해서 소수였던 유럽 이주자들이 수적으로 우수했던 원주민들을 밀어낼 수 있었던 이유로만으로 보기엔 한계가 있다고 합니다. 여기에 가장 큰 역할을 했던 것이 질병이었던 것입니다.


대한 해협을 둘러싼 역전된 풍요의 역사

이 모순된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기원전 400년까지 대한해협이
부유한 농경민과 가난한 수렵·채집민을
갈라놓은 경계가 아니라,
가난한 농경민과 부유한 수렵·채집민을
갈라놓은 경계였다는 걸
기억해야 한다.

20장 일본인은 누구인가?

이 책이 제시하는 관점으로 우리와 일본 대비가 궁금해집니다. 저자는 일본이 한국보다 발전할 수 있었던 이유를 부유한 지리적 환경을 말합니다. 이에 대해 우리가 보통 역사를 제대로 배우지 못해 알지 못하는 점들을 짚을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가 한수 아래로 보는 베트남도 문화사적으로는 우리보다 훨씬 나았던 배경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중국 중심 사관을 가지고 있지만, 일본은 우리를 침략했다는 배경을 제외하면 해양 역사에서는 중국을 앞선다는 것이 역사 전문가들의 평입니다. 지리사적 해석이 재밌긴 하지만, 단순하게 받아들이기엔 좀 생각해 볼 점이 있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이 고전을 전 이제야 읽었습니다. 재밌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선뜻 시작하기엔 너무나 부담스러운 분량이었습니다. 그래도 개정판 소식에 머뭇거리지 않고 바로 읽어나갔는데, 역시나 후회가 없습니다. 정말 재밌는 책이었습니다. 명저는 시간이 오래 지나면 더 빛나는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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