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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사르의 여자들 2

마스터스 오브 로마 4부

카이사르의 여자들 2

Caesar’s Women

Book 4 of 7: Masters of Rome
Colleen McCullough | 1996


이제 카틸리나 반란이 주된 내용입니다. 그리고 그 와중에 카이사르가 보인 정치적인 대응은 지금도 회자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시작되는 먼 히스파니아 속주 총독으로 떠나게 되는 카이사르. 아주 흥미진진합니다.


해 지기 한 시간 전 무렵,
하인 하나가 옆걸음으로 회의장에 들어와선
카이사르에게 슬쩍 쪽지를 건넸다.
카토는 이 광경을 놓치지 않았다.
“아! 반역자가 밝혀졌습니다!”
그가 고함쳤다.
“반역을 꾀하는 편지를 이제 아예 우리 눈앞에서 주고받는군요!
저자의 오만함이 이 정도입니다,
저자가 원로원을 대놓고 무시하는 것 좀 보십시오!
당신은 반역자야, 카이사르! 저 편지가 증거입니다!”
카토가 우레 같은 소리로 맹비난하는 동안 카이사르는 편지를 읽었다.
다시 고개를 드는 카이사르의 얼굴에 아주 묘한 표정이 떠올랐다.
약간의 곤란함일까? 아니면 혹시 즐거움?

4장 기원전 63년 1월 1일부터 12월 5일까지

카이사르가 불륜 상대인 세프빌리아가 처음으로 공식석상에서 밝혀지는 사건으로 유명합니다. 그리고 그녀의 남동생 카토가 망신을 당하게 되는 이 사건으로 카이사르는 카틸리나 사건과의 혐의를 어이없게 벗어나게 됩니다. 역사 관점으로만 본다면 결과만 놓고 보게 되니 가르치는 사람이나 배우는 사람이 멋대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작가 상상력이라고 할수는 있겠지만, 그 당시 인물들이 갖게될 감정선까지 표현한 이 사건을 보면 마치 현장에 있었을 법합니다.


결국 실라누스가 모두들 아까부터 묻고 싶었던 질문을 던졌다.
“카이사르,
당신은 폼페이아가 이 일에 연루되지 않았다고 믿는다지 않았소.
그런데 어째서 이혼하는 거요?”
금빛 눈썹이 치켜올라갔다.
카이사르는 진심으로 놀란 표정이었다.
“카이사르가의 다른 모든 사람들처럼,
카이사르의 아내에게는 한 점의 의혹도 없어야 하니까요.”
그가 말했다.

5장 기원전 63년 12월 5일부터 기원전 61년 3월까지

클로디우스와 연류된 보나 데아 축제 사건을 대하는 카이사르를 지금 시각으로 본다면 참 철면피같은 인물입니다. 내로남불의 전형입니다. 뭐 저와 아주아주 가까운 사람도 불륜은 아니지만, 스스로에게는 아주 관대하고 남에게는 아주 까다로운 사람이 있기에 좀 화가 나긴 합니다. 여튼, 두번째 부인인 폼페이아의 결백과 증거 불충분에도 정치적 선택을 하는 카이사르를 보면 철저히 정치적인 인간이다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시오노 나나미가 평했던 것처럼 어느 시대에 태어났다 하더라도 정치인이 되었을 인물이라는 점에는 공감합니다.


지금껏 내가 냉정하다고 생각해왔지만 카이사르는 나와 차원이 달라.
그런데도 왜 나는 이토록 카이사르를 사랑할까?
왜 지금 이 순간에도 그를 계속 사랑하는 걸까?
바보같이.
카이사르가 날 이렇게 만들어버렸어.
카이사르를 만난 후 다른 남자는 다 시시해졌어.
그가 이겼어.
하지만 난 이 일을 절대로 용서치 않겠어.
절대로!

5장 기원전 63년 12월 5일부터 기원전 61년 3월까지

추후에 세르빌리아가 카이사르 암살에 가담하게 되는 근본 원인을 카이사르 본인에게 부여하는 작가 시점입니다. 그리고 나름 설득력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리 냉정하고 이성적이라고 하더라도 그 정도는 아무래도 여자보다는 남자가 더 강한 성향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사랑이 증오로 변해가는 과정을 보고 있으면 뒷맛이 씁쓸합니다. 아무래도 소설이든 역사에서든 주인공인 이 남자 카이사르에게 감정이 이입되는가 봅니다.



이번 편에서는 세르빌리아가 전반부에서는 많이 등장하지는 않지만, 가장 주목하게 되는 것은 결국 두 인물의 관계입니다. 마지막을 향하는 빌드업이 충분히 개연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제 속주로 넘어가는 과정부터는 또 다른 기대감이 생깁니다. 아무래도 갈리아 정복기와 함께 그 뒤에 나올 주사위, 그리고 클레오파트라라는 저의 기억 어딘가에 담긴 단어들을 맥락으로 풍성해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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