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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사르 2

마스터스 오브 로마 5부

카이사르 2

Caesar

Book 5 of 7: Masters of Rome
Colleen McCullough | 1998


삼두정치가 무너지고 이제 폼페이우스와 카이사르의 갈등이 본격화 됩니다. 물론 갈리아 반란이 전반부에 주된 이슈로 등장합니다. 그 와중에도 계속되는 보수파의 카이사르를 향한 견제와 카이사르의 정치적 돌파력을 보면 지금도 어려운 일을 이 시대에 전장에서 정치력을 행사하는 이 인물을 경의롭게 쳐다보게 됩니다.


베르킹게토릭스의 눈은 언제나 카이사르를 좇았다.
여전히 심홍색 망토를 입고,
여전히 말을 탄 채 분주히 다니고 있었다.
정말 최고의 장인이 아닌가!
승리가 그의 것이 되었는데도
로마군 방벽 둘레에 뚫린 구멍들을 손보고 있었고,
또다른 공격에 대비해 모든 것이 준비되고 있었다.
그의 군단들은 그를 환호했다.
엄청난 고역의 와중에도,
사방에서 포위된 와중에도 그들은 그를 환호했다.
마치 그가 자신의 행운의 말을 타고 있고,
그들이 그의 심홍색 망토를 볼 수 있는 한
절대 질 리가 없다고 진정으로 믿는 것처럼.
그들은 그를 신으로 여기는 건가?
뭐, 그러지 않을 이유가 없지 않나?
투아타조차 그를 사랑했다.

이탈리아 갈리아, 프로빙키아, 장발의 갈리아 ― 기원전 52년 1월부터 12월까지

평화가 있기 전에 평정이 있다는 말이 있습니다. 지금으로 보면 아주 먼 고대에 있었던 일이기에 역사를 바라보는 시각이 승자의 시각일 수밖에 없긴 합니다. 그럼에도 작가는 덤덤이 당시 인물들에게 현실감을 불어 넣습니다. 갈리아 반란에서 가장 중요한 전투였던 알레시아 공방전은 공학과 전투력으로 승리한 역사상 전무후무한 전투로도 유명합니다. 그 전투 장면을 베르킹게토릭스의 시점을 빌려 현장감있게 묘사합니다.


“정말로 음흉한 늙은 여우군!”
쿠리오가 말했다.
그는 갑자기 몸을 떨더니 안토니우스에게 불안한 눈길을 보냈다.
“안토니우스, 그가 설마……. 그건 아니겠지?”
“뭘 말인가?”
안토니우스는 예쁜 처녀에게 추파를 던지며 말했다.
“로마 진군.”
“오, 물론이지.
우리 모두 그가 막다른 골목으로 내몰리면 그리할 거라고 생각하네.”

로마 ― 기원전 50년 1월부터 12월까지

갈리아가 완전히 평정된 뒤 파국으로 치닫는 건 어쩌면 예정된 결론일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권력은 공백도 없고 공유도 없습니다. 서로 부딪혀 보지 않았기에 전쟁은 불가피했을 겁니다. 하늘 아래 두 태양은 없다는 것이 역사적으로 밝혀진 분명한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이 부분에서는 왜 카이사르가 결국 쿠데타를 일으킬 수밖에 없었는지 납득하게 됩니다. 아니었으면 분명 제거되었을 것이 분명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쿠데타를 용인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 용어가 지금 우리 시점에서는 참 불편한 단어이자 경계해야할 단어라는 사실 자체가 짜증스럽습니다.


키케로는 겁을 집어먹고 에게 해를 건너서 아테네로 향했고,
그 중대한 10월 이두스에 목적지에 도착했다.
전장에서 카이사르와 함께 승리하는 것보단
폼페이우스와 함께 패배하는 편이 더 낫다고,
그는 아티쿠스에게 편지로 전했다.

로마 ― 기원전 50년 1월부터 12월까지

키케로. 이 인물도 또 다른 나르시시스트의 전형입니다. 심지어 뛰어난 머리와 언변으로도 둘째가라면 서러울 이 인물이 결국 이렇게 밖에 쓰이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 사람의 그릇이라는게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어쩌면 자기 객관화가 안 되기 때문에 슬픈 일이 벌어지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런 인물들에게 자기 객관화라는 단어는 마치 그 반대말처럼 여겨질 정도입니다.



카이사르라는 인물의 발자취를 보면 어떻게 이럴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한 번에 많은 일을 처리합니다. 한 가지 일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해야 하는 저에게는 이런 인물이 있다는 사실 자체가 신기합니다. 어떻게 한 번에 서로 상관이 없는 일들을 처리할 수 있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 됩니다. 신경이 분산되면 제대로 처리하는 일 하나 없는 제겐 참 갖고 싶은 능력 중에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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