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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나의 선택 2

마스터스 오브 로마 3부

포르투나의 선택 2

Fortune’s Favorites

Book 3 of 7: Masters of Rome
Colleen McCullough | 1993


2권은 술라가 절대 권력 정점에 이른 뒤 은퇴와 죽음을 맞는 과정을 그립니다. 그리고 그 뒤에 그가 진행한 개혁이 가진 한계를 보여주며 귀족 중심 공화정이 결코 돌아갈 수 없는 체제임을 알게 됩니다.


바로가 사무적인 투로 말했다.
“이보게, 마그누스. 성질은 그만 부리고 생각을 좀 하게!
행렬 앞쪽은 벌써 포룸 로마눔에 도착했고,
지금 자네가 왜 쫓아오질 않는지 아무도 모르네.
술라는 카스토르 신전 기단에 앉아서 점점 더 지루해하고 있고,
유피테르 스타토르 신전에서 연회를 준비하는 사람들은
머리카락을 쥐어뜯고 있단 말일세!”
폼페이우스는 대답 대신 울음을 터뜨렸다.
고급 개선식 의복은 개의치 않고 더러운 자갈밭에 주저앉아
심장이 튀어나오도록 꺼이꺼이 울어댔다.
따라서 사람을 시켜 말을 구해오게 한 것도,
코끼리들의 마구를 푸는 것을 감독한 것도 바로였다.

제3장 기원전 81년 1월부터 기원전 80년 8월까지

폼페이우스는 술라와 함께 개인적으로 아주 싫어하는 인간 유형입니다. 특히 폼페이우스는 허세 가득한 인물로 그 유명한 일화가 개선식에서 벌인 코끼리 사건입니다. 개선식을 거행할 나이도 신분도 안되는 이 인물이 본인 위상을 높이기 위해 술라를 압박하다 어이없이 망쳐버려 스스로 굴욕을 자초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허세가 가득한 사람들이 대부분 겪는 일이지만 사람은 안 바뀐다는 말처럼 이 인물상은 끝까지 카이사르와 비교됩니다.


“군단이었으면 풀잎관을 받았을 거야.”
테르무스가 카이사르의 유난히 큰 황금빛 머리에
떡갈잎 화관이 잘 맞도록 관의 양 끝부분을 벌리며 말했다.
“그냥 대대였으니 로마가 자네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상은 시민관이로군.”
그는 잠시 생각하더니 말을 이었다.
“그러고 보니, 가이우스 율리우스,
이렇게 시민관을 받았으니
자네는 자동으로 원로원에 들어가겠군.
우리 공화국의 새 법에 따라
자네에게 다른 특별한 혜택들도 주어질 거야.
유피테르 옵티무스 막시무스는
자네를 꼭 원로원에 두고 싶었던 모양이야!
유피테르 대제관 직을 그만두면서
잃었던 원로원의 의석을 이렇게 되찾다니.”

제3장 기원전 81년 1월부터 기원전 80년 8월까지

카이사르가 원로원에 들어가게 되는 미틸레네 공성전 이야기입니다. 당시 에게해 그리스에 위치했던 곳으로 제2차 미트리다테스 전쟁 중 벌어진 일입니다. 카이사르 기록 중에 첫 전투를 묘사한 장면으로 왜 카이사르가 카이사르인지를 잘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스스로 어려운 임무를 자청했고, 그 임무를 해내면서 함께 했던 군인들에게 인정과 존경을 받는 과정은 당연하고, 이를 질투하는 사람들마저 신경쓰지 않는 카이사르를 보면 본인보다 못한 사람들이 본인에게 가하는 공격을 별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는 말이 정확한 표현임을 깨닫게 됩니다.


대로에 보이는 석판에 이름과 직책과 행적이 새겨져 있었고,
그 아래에 간단한 묘비명이 있었다.
술라는 이 묘비명을 직접 지었다.

최고의 친구·최악의 적

제4장 기원전 80년 10월부터 기원전 79년 5월까지

술라는 권력이라는 것을 목적이 아니라 도구로 보는 인물입니다. 그리고 스스로도 필요하다면 본성을 누르고 이성으로 다루는 무서운 사람입니다. 다만 그 방향이 다소 시대를 읽지 못했다는 점이 한계라는 것을 보며 씁쓸한 입맛을 남깁니다. 사람을 꿰뚫어 보는 안목도 있고, 능력도 있지만 리더라는 사람, 특히 한 국가 지도자라는 사람은 100년을 내다봐야 한다는 것을 알려주는 반면교사라고 하겠습니다. 스스로 목표한 바를 이루고 돌연 은퇴했지만, 그가 세운 체계가 바로 무너지는 모습을 보면 리더를 잘 뽑아야 한다라는 경각심이 생깁니다.



이제 술라 이후 폼페이우스와 크라수스, 그리고 곧 정치 전면에 나서게 될 카이사르가 어떻게 그 발판을 마련해 가는지 나옵니다. 로마사에서 가장 흥미로운 주제로 넘어가기 전 그 배경을 알 수 있는 내용들이라 다음이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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