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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잎관 2

마스터스 오브 로마 2부

풀잎관 2

The Grass Crown

Book 2 of 7: Masters of Rome
Colleen McCullough | 1991


본격적인 내전의 시대를 배경으로 로마 공화정이 무너져 가는 과정을 매우 세밀하게 묘사합니다. 특히 술라라는 인물의 대두와 함께, 권력이 어떻게 제도와 명분을 압도하는지를 강하게 보여줍니다. 마리우스의 퇴조와 술라의 부상은 단순한 인물 교체가 아닌, 시대와 가치의 전환을 의미합니다.


“Ecquandone(누가)?”
그가 크고 강한 목소리로 물었다.
“Ecquandone similem mei civem habebit res publica
(누가 나처럼 우리 공화국을 구할 수 있을 것인가)?”
그의 아름다운 두 눈 위로 번져가던 흐린 막이 완전히 펼쳐졌다.
두 눈은 불투명한 황금빛으로 흐릿해졌다.
드루수스는 죽었다.
“아무도 없소, 마르쿠스 리비우스.”
술라가 말했다.
“아무도.”

제4장

드루수스의 개혁은 원로원과 귀족층의 완강한 반대에 부딪히며 점점 좌절로 향합니다. 그는 이탈리아 동맹시에게 로마 시민권을 부여하려 했으나, 기득권층은 이를 내란의 씨앗으로 간주합니다. 한편 술라는 정치와 군사 양면에서 빠르게 입지를 다져가며 점점 중심 인물로 부상합니다. 마리우스는 점점 정치적으로 고립되고, 그의 예전 동지들조차 더 이상 신뢰하지 못하는 상황에 이릅니다. 동맹시들의 불만은 드루수스를 향한 기대와 실망으로 얽히며 내전의 불씨가 점화됩니다. 실로는 드루수스의 노선에 점차 실망하며 독자적인 행동을 모색하게 됩니다. 술라는 이러한 혼란을 교묘히 이용하며 원로원의 인정을 받기 위해 발언권을 키워갑니다. 로마 사회 전반은 계급, 민족, 정치 세력 간의 긴장 속에 휘청거리고, 한 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혼란이 고조됩니다. 드루수스는 결국 정치적 외로움 속에서 비극적인 운명을 맞이하게 되고, 이는 전면적 내전의 도화선이 됩니다. 이렇게 이상주의자의 몰락과 냉혹한 현실 정치의 대두를 선명하게 보여줍니다.


환호를 들으며 실로는 이제 됐어, 모든 것이 결정됐어,
하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직 결정되지 않은 부분도 많았다.
우선 신생국을 위한 새 이름이 필요했다.
“이탈리아!”
무틸루스가 큰 소리로 외쳤다.

제5장

동맹시 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며, 로마는 전례 없는 위기에 직면하게 됩니다. 이탈리아 전역에서 로마에 반기를 든 동맹시들이 조직적인 군사 행동에 나서고, 로마는 이를 진압하기 위해 총력전을 벌입니다. 술라는 전장에서 눈부신 전략으로 명성을 높이며 군대 내 절대적인 지지를 얻게 됩니다. 마리우스는 늙고 병든 몸으로 다시 군에 나서지만, 과거와 같은 위엄을 보여주지 못합니다. 원로원은 혼란 속에서 각 장군들에게 지나치게 많은 권한을 부여하며 스스로 통제력을 잃어갑니다. 전쟁은 단순한 군사 충돌을 넘어서 로마 정치 질서 자체를 뒤흔드는 사건으로 번져갑니다. 술라는 점점 더 독립적인 행동을 하며, 공화정의 한계를 넘보게 됩니다. 마리우스와 술라의 경쟁은 정치와 군사의 경계를 허물고 대립으로 치닫습니다. 전장은 피로 물들고, 로마 시민들은 더 이상 전쟁의 이유조차 확신하지 못합니다.


“콩알을 뭉개버리면 지휘권은 자연히 저에게로 넘어올 테니까요.”
다른 사람의 입에서 나온 말이었다면
스카우루스는 허풍이라 여기며 한바탕 폭소를 터뜨렸을 것이다.
하지만 술라의 입에서 나온 말은 섬뜩한 예언처럼 들렸다.
스카우루스는 웃는 대신 몸을 부르르 떨었다.

제6장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로마는 내적으로 더욱 피폐해지고, 병사들은 신념이 아닌 생존을 위해 싸우게 됩니다. 술라는 계속되는 승전으로 인해 정치적 야망을 드러내며, 자신의 입지를 공공연히 확대합니다. 그는 단순한 장군이 아니라 로마를 통치할 수 있는 인물로 주목받기 시작합니다. 한편 마리우스는 점점 더 편집적이고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며, 예전의 명성과 실력을 상실해 갑니다. 민중은 두 인물 사이에서 누구를 지지해야 할지 혼란스러워하고, 정치적 혼탁은 극에 달합니다. 술라는 점차 원로원을 무시한 채 독자적으로 결정을 내리고, 마리우스는 이를 막을 힘을 잃어버립니다. 전선에서는 이탈리아 동맹군의 저항이 여전하지만, 그들의 내부분열도 깊어지고 있습니다. 이 시점에서 로마는 내전과 외적 갈등, 권력 암투가 모두 겹치는 최악의 상황에 빠지게 됩니다. 술라는 이제 로마의 미래를 자신의 손으로 재단하려는 듯 행동합니다. 공화정이 더 이상 기능하지 못함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절정의 순간입니다.


술라는 발언을 마쳤다.
그는 로마가 잘 굴러가도록 조치를 취했고,
두 감찰관이 의무를 다하도록
모두의 앞에서 보기 좋게 등짝을 걷어찼다.
이제는 이탈리아와의 전쟁을 마무리지을 시간이었다.

제7장

전쟁의 마무리가 가까워오자 술라는 정치적 기회를 놓치지 않고 다음 수를 준비합니다. 그는 자신의 군을 해산하지 않은 채 로마로 복귀하려는 계획을 세우며, 정치와 무력의 결합을 실행에 옮기려 합니다. 마리우스는 이런 술라의 움직임에 강하게 반발하지만, 설득력도 병력도 부족한 상태입니다. 원로원은 갈등을 중재하기에는 이미 권위를 상실했고, 각 세력들은 자기 이익을 위해만 움직입니다. 술라는 공개 석상에서 감찰관들을 꾸짖고 원로원을 조롱하며 정치 중심으로 떠오릅니다. 그는 로마의 질서를 재편하려는 듯 행동하며, 군사적 성공을 기반으로 사실상 독재적 권력을 구축해 갑니다. 마리우스는 불안정한 정치적 연합을 시도하지만 실패로 돌아가고, 후계자조차 불분명한 상황이 됩니다. 동맹시 전쟁은 로마의 승리로 정리되지만, 내부 질서는 회복되지 않습니다. 술라는 로마를 정비할 시간이라고 선언하지만, 그 말은 곧 그의 뜻대로 재편하겠다는 암시이기도 합니다. 이제 본격적인 로마 내전의 서막이자, 술라의 시대가 열릴 조짐이 나타납니다.



로마, 특히 공화정 끝자락을 접하면 카이사르를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어린 카이사르가 나오는 대목은 그래서 이야기 줄거리에서 중심이 아님에도 늘 흥미롭스니다. 마리우스의 아내이자 자신의 고모인 율리아를 깊이 사랑한 모습과 군인으로써도 비견될 자가 없을 정도로 뛰어난 마리우스를 통해 군사 교육을 배우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그의 비범함을 느끼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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