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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데우스

미래의 역사

호모 데우스

Homo Deus

A Brief History of Tomorrow
Yuval Noah Harari | 2017


유발 하라리의 저서는 《사피엔스》만 접했습니다. 역사학 교수이기도 한 저자의 흥미로운 분석은 읽는 내내 즐거움을 선사했습니다. 이번엔 부제가 흥미로웠습니다. 미래. 아마도 일어난 미래를 역사라는 조명으로 바라보는게 아닐까 싶었고, 이 책 또한 베스트셀러에 올랐기에 늦었지만 탐독을 시작했습니다.


우리가 세계를 정복한 주요 요인은
여럿이 소통하는 능력이었다.
오늘날 인간이 이 행성을 지배한 것은
인간 개인이 침팬지나 늑대보다
훨씬 더 영리하고 손놀림이 민첩해서가 아니라,
호모 사피엔스가 여럿이서
유연하게 협력할 수 있는
지구상의 유일한 종이기 때문이다.

제1부 호모 사피엔스 세계를 정복하다
3. 인간의 광휘

과학과 기술이 발전하면서 인류는 생존에 많은 위협을 주는 요인을 통제하게 되었습니다. 기아, 전염병, 폭력 등. 지구를 정복하고 지금은 우주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어쩌면 우리가 상상하는 신이 되고 있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동식물을 재구성할 뿐만 아니라 인간 스스로도 인공 수정을 해내면서, 그에 대한 고찰은 깊지 않다는 것이 저자가 우려하는 바입니다.


근대의 핵심인 종교혁명은
신에 대한 믿음을 잃은 것이 아니라,
인류에 대한 믿음을 얻은 것이었다.
그렇게 되기까지는 수백 년의 노고가 있었다.

제2부 호모 사피엔스 세계에 의미를 부여하다
7. 인본주의 혁명

역사적으로 종교가 맡던 역할은 과학으로 넘어왔습니다. 그러면서 많은 사상들이 종교 중심에서 인간 중심으로 넘어왔다고 봅니다. 의미 중심이던 허구가 실제 실현되는 현실로 넘어오게 된 겁니다. 하지만, 이런 전환은 현재 기술의 정점이 되어가고 있는 인공지능으로 인해 인간 중심을 벗어나고 있는게 아닐까 우려가 됩니다.


사회주의가 증기와 전기를 통한
구원을 약속함으로써 세계를 장악했듯이,
도래하는 시대에 새로운 기술종교들은
알고리즘과 유전자를 통한
구원을 약속함으로써 세계를 정복할 것이다.

제3부 호모 사피엔스 지배력을 잃다
10. 의식의 바다

현재 기술에 있어 각광받고 있는 양대 산맥은 인공지능과 유전자 조작입니다. 이 두 가지가 접목될 때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걸 전문가들이 얘기하지 않더라도 알 수 있습니다. 실제로 작은 세포만으로도 엄청난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다고 합니다. 기름 보다도 데이터가 더 귀중해진 지금 시대에 인간이 가진 감정과 의식을 담아내진 못하는 데이터 중심인 이 기술이 어떤 시대를 만들어갈지 고민이 필요합니다. ‘신’이 되고 있다는 의식과 함께 우리 스스로 존재 의의를 재정의해야 하는 시점이라는 것입니다.



화두는 흥미로웠습니다. 하지만 뒤로 갈수록 주제가 다소 무거워집니다. 이미 기술 중심 시대로의 특이점이 지나고 있다고 봐야한다는 의견이 있는 만큼 가볍게 넘어갈 이야기들은 아닙니다. 새로운 걸 찾아내거나 만들어내지도 않고 이런 시점을 제시하는 저자가 가진 인사이트는 참 놀랍습니다. 단지 기술을 좋아하는 저에게는 지금 시점이 가지는 기술중심주의에 대한 다른 면을 외면하고 있었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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