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다큐프라임 자본주의
쉬지 않고 일하는데 나는 왜 이렇게 살기 힘든가
자본주의는 우리가 살아가는 경제 시스템이지만, 저는 이를 제대로 이해하는 못합니다. 『EBS 다큐프라임 자본주의』는 다큐멘터리를 바탕으로 자본주의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아주 쉽게 설명한 책입니다. 신용, 금융, 소비 같은 개념을 우리 일상에서 볼 수 있는 예를 통해 풀어주기 때문에, 경제를 잘 모르는 저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었습니다.
책에서 저자 정지은 PD는 다큐멘터리 <자본주의>를 제작하면서 자본주의가 사람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했다고 합니다. 덕분에 이 책은 어려운 경제 이론을 실제 생활 속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해줍니다.자본주의>
신용이라는 이름의 빚, 그리고 자본주의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빚’이라는 노골적인 표현이었습니다. 흔히 자본주의를 ‘신용’이라는 긍정적인 단어로 표현한 것과는 상반된 것이 더 와닿습니다.
자본주의의 입장에서 ‘빚이 없는 사람’은
나쁜 사람이고 도움이 되지 않는 사람이다.
빚이 있는 사람은 착하고 도움을 주는 사람이다.
그래서 오늘날 자본주의 사회는 ‘빚 권하는 사회’이다.
프롤로그
자본주의 사회에서 ‘빚’은 단순히 돈을 갚아야 하는 부담이 아니라, 경제를 움직이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우리는 신용카드를 사용하고, 집을 사기 위해 대출을 받고, 회사들도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돈을 빌립니다. 이런 과정이 ‘신용’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지만, 결국은 ‘빚’이며, 이 빚이 자본주의를 유지하는 힘이 된다는 것입니다.
특히 은행 시스템에 대한 설명에서 돈이 창조된다는 것이 흥미로웠습니다.
결국 은행은 자기 돈으로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남의 돈으로 돈을 창조하고,
이자를 받으며 존속해 가는 회사인 것이다.
바로 이것이 우리 사회가 빚 권하는 사회가 된 이유이다.
하루에도 몇 번씩 대출 문자가 날아오고,
여기저기 은행에서 대출 안내문을 보내는 이유이다.
고객이 대출을 해가야 은행은 새 돈이 생기기 때문이다.
1장 ‘빚’이 있어야 돌아가는 사회, 자본주의의 비밀
2. 은행은 있지도 않은 돈을 만들어낸다
우리가 은행에 맡긴 돈은 다른 사람이 대출을 받을 때 사용되면서 돈은 돌고 돌면서 경제가 움직이지만, 한편으로는 금융 위기가 발생할 위험도 있습니다. 또한, 중앙은행이 계속해서 돈을 찍어낼 수밖에 없는 이유와 그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는 원리도 설명됩니다. 이 부분에서 전 금융위기가 왜 찾아오는지 조금은 이해하게 되었고, 평소 당연하게 생각했던 금융 시스템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됐습니다.
자본주의의 지속 가능성, 복지
자본주의도 분명히 단점이 있는 제도입니다. 책 후반부에서는 이 단점을 보완하는 용도로써 복지가 왜 중요한지 설명합니다. 자본주의는 시간이 지나면서 부자와 가난한 사람의 차이가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기 위해 복지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복지는 자본주의 하에서 불안한 미래에 대한
일종의 보험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세금을 내서 그 돈으로 보험을
싼값에 공동구매하는 것과 같다.
5장 복지자본주의를 다시 생각한다
2. ‘복지=분배’는 오해다
책에서는 복지가 자본주의를 더 오래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고 말합니다. 사회의 불평등이 너무 심해지면 경제가 제대로 돌아가기 어려워지기 때문입니다.
結
이 책이 출간된 시점은 IMF 가 터지고 5년이 좀 지난 시점입니다. 그리고 12년이 지난 지금도 이 책은 제게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상당히 시간이 지나 사회가 빠르게 변했는데도 불구하고 신용과 대출이 중요한 경제 문제입니다. 여기에 더해 지금은 디지털 금융과 플랫폼 경제, 그리고 코로나가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런 점에서 개정판이 나온다면 좋겠다는 바람을 남깁니다.
다큐멘터리 형식이라 기본 개념에서 실생활까지 아우르는 전개라서 관심있는 부분은 깊게 다루지 않아 개인적으로는 아쉬웠지만, 경제에 관심이 없거나 어렵다고 느끼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입문서가 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