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뇌
독서와 뇌, 난독증과 창조성의 은밀한 동거에 관한 이야기
Proust and the Squid
The Story and Science of the Reading Brain
Maryanne Wolf | 2007
메리언 울프는 아동발달학과 교수님입니다. 독서와 언어 연구 센터 소장이며, 난독증 자녀를 둔 어머니이기도 합니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독서와 언어에 대한 뇌의 관게 연구를 수행해 왔습니다. 이 책 전반에 걸쳐 독서의 관점에서 문자의 역사를 짚어주고, 독서가 뇌에 영향을 끼치는 과학적 연구가 이 책에 가득합니다. 그리고 후반부에는 난독증처럼 독서를 배우지 못하는 경우를 상세히 분석합니다.
독서는 선천적인 능력이 아니다.
1장 프루스트와 오징어의 독서 강의
보통 ‘까막눈’이라고 합니다. 돌아가신 저의 외할머니께서도 증손자를 보시고 나서야 글자를 배우셨을 정도로 문맹률이 낮은 우리나라에도 글자를 모르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래도 비율이 낮아서인지 글을 읽고 쓰는 능력을 말과 동일하게 여기기 쉽습니다. 배워야 하는 능력이고, 말보다도 복잡한 사고 능력이 필요한 활동입니다. 게다가 저자는 이를 문화적인 발명이라고 말하며, 뇌는 학습을 통해 독서를 배워야 한다고 합니다.
많은 말을 듣고 자란 아이는 구술 언어에 대한 이해력이 높다.
어른들이 책을 많이 읽어 준 아이는 주위 모든 언어에 대해
이해력이 높아지고 어휘력도 훨씬 풍부하게 발달된다.
4장 독서 발달, 시작되거나 그렇지 못하거나
초반에 독서에 대한 배경을 설명했다면, 중반은 독서를 어떻게 배워나가는지를 설명합니다. 유아기 때부터 시작해서 숙련된 독서가가 되는 학생기 때까지 단계별로 설명하기 때문에 독자들 상황에 맞는 부분을 찾기가 비교적 쉽습니다. 저의 경우는 유아기 때 책을 많이 읽어주는게 좋다고 하여 나름 읽어주려고는 했으나, 초등학교에 올라온 뒤에는 제가 피곤하다는 핑계로 자꾸 내일로 미루게 됩니다. 책을 읽어주는 효과가 엄청난 걸 알면서도 핑계만 대던 제 모습이 부끄러워 집니다.
읽기의 시작은 단순히 글자를 아는 것이 아니라 의미를 연결해야 합니다. 글을 통한 시각, 음성, 그리고 의미가 함께 이해되어야 하는데 이는 반복을 통해 강화됩니다. 그리고 읽는 양과 질에 따라 확장되는 것임을 강조합니다. 이렇게 확장되는 독서는 심화되면서 추론, 공감, 자아성찰 같은 더 높은 사고로 연결되는 것입니다.
독서가의 발달을 검토한 뒤에
내가 내린 주요 결론은 경계의 차원이다.
나는 소크라테스가 조심하라고 경고했던 것이
많은 아이들에게 현실이 되어 버릴까 봐 두렵다.
다시 말해서 그들이 지식을 그릇되게 이해해
지적 잠재력을 심도 있게 개발하지 않는
정보 해독자 집단으로 전락할까 봐 걱정된다.
9장 독서하는 뇌에서 ‘다음에 올 것’으로
디지털은 빠른 정보 소비는 가능하게 하지만, 깊은 독서는 방해합니다. 실제로 인터넷이 도래하면서 나타난 특징이 복합문이 사라진 겁니다. 약간만 복잡한 문장을 마주하면 이해력이 떨어지고 읽기 싫은 문장이 되어 버렸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단순히 글을 검색하지 깊이 있게 맥락을 이해하려하지 않습니다. 이미 저자가 우려한 현실은 벌어졌습니다.
문해력 관련 책들을 보면 이 저자가 쓴 이 책이 가장 많이 인용됩니다. 쓰여지기도 다른 책보다 우선했기 때문도 있겠지만, 내용 자체가 탄탄하고 수준이 높습니다. 책 자체를 과학적 분석과 문학적 통찰로 엮어 독서가 무엇인지 밝히기 때문입니다. 아이 문해력에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 단 한 권만 추천한다면 저는 주저하지 않고 이 책을 고르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