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에 비가 내리면 스타벅스 주식을 사라

If It’s Raining in Brazil, Buy Starbucks

The Investor’s Guide to Profiting from News and Other Market
_{Peter Navarro | 2001}

피터 나바로 님은 미국 경제학자이자 트럼프 행정부 경제정책에 깊이 관여된 분입니다. 그리고 이 책은 투자에 있어 먼저 거시경제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책입니다. 게다가 20년이 넘은 저작입니다.

거시적 파동과 매크로 투자의 힘

거시적 파동을 완전히 이해한다면,
투자나 거래 스타일이 어떻든
더 나은 투자나 거래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매크로 투자의 힘이자 이 책에서 설명할 내용이다.

서문_ 거시경제를 내 편으로 만들자

‘탑다운 투자’라는 건 홍춘욱님이 쓰신 『투자에도 순서가 있다』를 통해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투자 방식을 ‘매크로 투자’라고 부른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고, 이런 투자 방식을 누가 하는지 찾아보니 놀랍게도 브리지워터 설립자 레이 달리오도 이에 해당한다는 걸 최근에야 알았습니다.

성인이라면 주식 투자를 듣지도 못한 경우는 없을 겁니다. 정작 투자도 하지 않으면서 이게 어렵다는 얘기에 관심도 갖지 않던 제가 막연히 들었던 생각이 거시 경제를 알면, 즉 큰 흐름을 알면 투자가 더 쉽지 않을까 하는 것이었고, 이런 투자법은 당연히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게 막연히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어렵다는 걸 책을 읽는 내내 깨달았습니다.

스마트 머니와 멍청한 자금의 역학

실제 실적이 합의 예상치를 초과할 것이라는 소문이 나자
전문 투자자들이 스마트머니(smart money,
투자자들이 공포 심리에 빠져 있을 때 중장기적 관점에서
싼값에 주식을 사들이는 투자)로
재빨리 그 주식을 사 모으기 시작했다.
이 자금이 하루 이틀 주가를 몇 포인트 올려놓고 나면,
일반 투자자들의 ‘멍청한 자금’이 일부 뛰어든다.

2부 큰 흐름을 읽어야 시장이 제대로 보인다
9장 리스크를 관리하는 12가지 규칙
3. 실적 발표의 덫을 조심하라

당연히 저 같은 투자자들의 호주머니가 멍청한 자금입니다. 그리고 투자에서도 이미 구루이면서 정보도 빠삭한 전문 투자자들이 쓰는 투자금이 스마트 머니입니다. 이 스마트 머니가 왜 우리 호주머니를 비롯해 기반까지 흔들 정도로 멍청한 자금들 가져가게 되는지는 확실하게 깨닫게 됩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큰 흐름을 알아야 하는데, 이게 쉽지가 않습니다. 그 흐름을 판단도 해야 하지만, 이 흐름에 정부가 어떻게 대응하는지도 알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 대응에 따라 어떤 일이 일어날지 우리가 알아야 한다는 것은 단순히 어렵다는 단어로 표현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경제 지표와 선행·지행·동시 지표의 구분

여러 가지 경제 지표들을 검토하기 전에
두 가지 과제를 먼저 끝내자,
하나는 소위 선행지표, 지행지표, 동시지표를
분명히 구분하는 아주 중요한 일이다.
다른 하나는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전망들의 역할을 재검토하는 일이다.

3부 매크로 투자 실전 매뉴얼
12장 경제 지표는 거시적 탐험의 나침반
호재가 악재가 되는 순간

가끔 투자에 대해 관심을 갖고 책이라도 볼라 치면 ‘지표’ 얘기가 심심치 않게 나옵니다. 그리고 그 지표들이 어떻게 투자와 연결되는지는 필요한 부분만 설명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를 크게 선행, 지행, 동시로 구분하고 설명하여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설명한 부분은 저에게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다만, 미국 기준이라는 점이 함정이긴 합니다.

세 가지 인플레이션 유형과 위기

인플레이션이라는 호랑이가 다가오면 매크로 투자자는 먼저 이
위험한 동물에는 적어도 세 종류가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첫째는 경제 호황과 더불어 돈은 넘치고
상품은 부족한 수요 견인 인플레이션이다.
어떤 인플레이션도 쉽게 다룰 수 없지만,
그래도 이것이 가장 쉬울 것이다.
두 번째는 유가 상승이나 가뭄으로 인한 식품 가격 상승처럼
공급 충격으로 생겨나는 비용 인상 인플레이션이다.
이것은 매우 빨리 움직이며
엄청난 고통을 가하고 연준의 조처를 요구한다.
세 번째가 임금 인플레이션이다.
이것은 아주 느리긴 하지만 셋 중 가장 위험할 수 있다.
임금 인플레이션은 수요 견인이나 비용 인상 인플레이션의
압력에 의해서 생길 수 있다.

3부 매크로 투자 실전 매뉴얼
15장 인플레이션이 다가올 때

저는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 그리고 여기에 하이퍼가 붙는 단어와 스테그플레이션 정도는 들은 수준입니다. 최근에는 레이 달리오 선생 덕분에 리플레이션이라는 단어도 주워듣긴 했습니다. 그런데 이 인플레이션에 세 종류가 있다고 하니 독서 중에 참 힘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종류에 따라 대응이 다르다는 것도 제 마음을 무겁게 합니다. 그리고 여기서 임금 인플레이션이 가장 위험하다는 것은 좀 충격이긴 했습니다. 이 문제는 레이 달리오도 금융 위기를 얘기할 때 지적한 것과 궤를 같이 합니다. 저야 직장인으로써 사회가 부를 쌓아가는 과정에서 우리가 받아야할 대가도 마땅히 제대로 평가받아야 한다는 입장이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대가가 큰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는 사실이 받아들이기 불편했기 때문입니다.

結

제목만 보고 가볍게 읽을 생각으로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시작부터 예사롭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 적잖이 당황했습니다. 내용이 부실하거나 맞지 않으면 중단할 생각이었는데, 묘하게 끝까지 정독했습니다. 국내 기준도 아니고 미국 기준에 2000년 초반에 쓴 이 책을 어려운데도 불구하고 완독하고 나니 국내를 기준으로 쓴 매크로 투자에 대해 읽어보고 싶다는 욕심도 생깁니다. 그렇다고 매크로 투자를 할거라 생각하진 않습니다. 그저 호기심인데, 왜 이리 깊게 가는지는 저도 알 수가 없습니다. 이런 것이 명저는 시간이 지날수록 빛이 난다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