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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얼 브레인

AI 시대의 실용적 생존 가이드

듀얼 브레인

Co-Intelligence

Living and Working with AI
Ethan Mollick | 2024


영어에서 접두사 ‘co-는 라틴어 com-/con- (“with”, “together”, 함께) 에서 온 것으로, 핵심 의미는 “함께”, “공동으로”, “같이” 라고 합니다. 역자는 이를 좀 더 임팩트있게 변경한 것으로 보입니다. 저자 이선 몰릭은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와튼 스쿨 교수로 인간이 일하는 방식을 기술이 어떻게 바꾸는지 연구하는 경영학자입니다. 책 전반부는 AI 기술에 대해 약간 많은 분량을 차지하지만, 그 내용을 기반으로 각 분야에 대해 적용할 방안을 심도있게 고민한 흔적이 보이는 탁월한 책입니다.


다시 인문학

작가는 글로 전달해야 하는 AI 프롬프트를 작성하는 데 가장 뛰어난 사람이다. 구현하고 싶은 효과를 글로 묘사하는 데 능숙하기 때문이다.

2부
5 창작가로서의 AI
창작에 AI를 포함하기

작가는 AI로 인해 인문학이 다시 중요해질 수 있다는 얘기를 언급합니다. 그리고 그에 대한 자연스런 주장에 프롬프트가 언급됩니다. 이 부분에 대해 저도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었습니다. 실제로도 AI가 나오면서 IT 분야에서는 ‘더 이상 개발이 병목이 아니다. 이제 병목은 기획이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그리고 이에서 더 나아가 프롬프팅을 제일 잘하게 될 분야가 인문학임을 부정할수도 없기 때문입니다.


반복이 아니라 창의

아직 AI를 자동화된 방식으로 사용하기에는 실수가 너무 많다. 하지만 다른 시스템을 도입해 정확성을 높이면 상황이 달라진다.

2부
6 동료로서의 AI
내가 할 일, AI가 할 일

제가 속한 회사도 리더들을 보면 AI 를 단지 반복 업무를 대체하려는 흐름이 보입니다. 이는 IT 가 반복업무를 잘하는 것이기 때문이기도 한데, 조금이라도 AI, 특히 에이전트 모델을 깊이 사용하는 사람들이라면 ‘반복 업무에 왜 이 비싼 기술을 사용하지?’라는 의문을 갖게 됩니다. IT 정수로 나온 이 기술은 아이러니하게도 반복 업무에는 맞지 않기 때문입니다. 심지어는 아무리 단순해도 동일한 프롬프팅에 같은 결과가 나오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차라리 반복업무를 잘하는 코드를 생성하는데 AI 를 이용하는 것이 당연한 방법이라는 것에 대부분 공감할 겁니다.


계산기와 검색

계산기가 처음 학교에 도입됐을 때의 반응은 오늘날 글쓰기 과제에 AI를 활용하는 것에 대한 우리의 우려와 놀랍도록 비슷했다.

2부
7 교사로서의 AI
과제의 종말 이후

계산기 얘기가 제가 받은 충격 중에 2번째였습니다. 계산기가 처음 나왔을 때도 지금처럼 우려와 두려움을 가졌다는 것이 흥미롭고 부끄러웠기 때문입니다. 제 경험에서는 인터넷 붐이 일었을 때도 유사한 분위기였습니다. 그때는 학부생 때라 석학들조차 왜 이런 반응인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근데 지금은 저도 몇 번 당황하고 충격에 휩싸여 업무를 지속하기 힘든 경험이 있었습니다.


전문성 다음 편의성

AI가 교육 시스템에 몰고 온 가장 큰 위험은 과제의 종말이 아니다. 정규 교육 이후에 진행되는 숨겨진 견습 시스템을 약화한다는 데 있다. 대부분의 전문직 종사자에게 학교를 졸업해 직장에 들어가는 것은 실무 교육의 시작이지 끝이 아니다. … 이러한 교육 체계는 정규 교육 제도처럼 중앙에서 통제하는 방식으로 설계되지 않았지만, 실제 업무를 배우는 데 있어서는 매우 중요하다.

2부
8 코치로서의 AI

이 문제는 아직 IT 현업에 있는 사람으로써 걱정이 되는 부분입니다. 저야 은퇴해도 이상하지 않을 나이라고는 하지만, 과연 주니어들은 어쩔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저자는 이에 대해 전문성을 키워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이에 대해 동의도 합니다. 헌데 여기에 더해 위에 언급된 ‘계산기’가 이 주장을 약하게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인터넷이 나오면서 함께 떠오른 기술이 ‘검색’입니다. 이때도 검색을 잘하기 위한 기법들이 선보여지고, 심지어는 국내에 자격증마저 생겼었습니다. 지금은 이에 대한 전문성을 이야기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아마도 AI라는 것도 이렇지 않을까 싶습니다. 일반인들에게는 계산기라는 것이 주판을 대신했을 정도로 AI도 기술로써는 대단한 것이지만, 우리 일상에서는 그저 한 단계 편한 무언가를 대체하는 정도가 되지 않을까 하는 점입니다.



1부를 읽었을 때는 여느 AI 책과 다른 부분을 몰라 중간에 포기할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무언가가 있으니 호평을 받았겠지라는 생각에 완독했습니다. 보통 신기술에 대한 서적들이 그 기술을 소개하거나 약간 응용하는 정도를 나열한 경우가 많습니다. 하물며 이 AI 라는 기술은 너무나 파급적이고 빠른 속도로 인해 깊은 고민을 하는 책들이 보기 힘든 상황입니다. 게다가 그런 상황에서 원서 기준으로 2년이나 전에 나온 이 책을 볼 필요가 있을까 싶었던 것이 솔직한 심정입니다. 그럼에도 분야별로 고민한 흔적이 엿보이는 이 책이 왜 명저인지 읽으면서 깨달았습니다. AI 가 바꾸고 있는 현 시점에 꼭 일독을 권합니다.

이 기사는 저작권자의 CC BY-NC-ND 4.0 라이선스를 따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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